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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최고 연봉 추신수 ‘27억 몸값’ 하고 있나 [송용준의 엑스트라 이닝]

입력 : 2021-09-09 21:00:00 수정 : 2021-09-09 20: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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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선수 영입의 경제학

시즌 막바지 타율 등 성적 기대 못미쳐
역대 최고령 ‘20-20 클럽’ 가입 기대감
새롭게 창단한 SSG 구단 홍보 기여
‘더그아웃 리더’ 역할… 무형적 효과도
가을야구 진출 땐 베테랑 활약 기대감
2021시즌 개막을 앞두고 프로야구를 흔드는 두 가지 큰 소식이 있었다. 하나는 SK 와이번스가 구단을 신세계그룹에 매각해 SSG 랜더스라는 새로운 팀으로 변신한 것이었다. 또 다른 하나는 미국 메이저리그(MLB)를 호령했던 추신수(39·사진)가 SSG 유니폼을 입고 전격적으로 KBO리그에 합류한다는 뉴스였다. 비록 전성기가 지났다고는 해도 화려한 MLB 경력을 가진 추신수의 합류는 SSG 전력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보였다. 이런 기대감은 27억원이라는 KBO 역대 최고 연봉으로 이어졌다. 추신수가 이에 걸맞은 활약을 펼쳐준다면 아깝지 않은 액수였다.

 

구체적으로 SSG 구단은 시즌 전 MLE(Major League Equivalence)라는 개념을 통해 올해 추신수의 성적을 예상했다. MLE는 기존 메이저리그 성적을 새로 뛰게 될 리그의 수준과 구장의 특성(파크팩터), 선수의 부상전력과 나이 등을 고려해 조정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SSG는 올해 추신수가 타율 3할, 출루율 4할, 장타율 5할 이상을 의미하는 ‘3-4-5’를 달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예상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도 5.71이었다. 이에 더해 많은 전문가는 30개 안팎의 홈런에 80타점 이상을 예상했다.

하지만 시즌이 막바지로 향해가고 있는 지금 추신수가 몸값만큼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지에 대한 비판적 평가가 나오고 있다. 42경기를 남겨둔 8일 현재 추신수의 성적은 타율 0.246(44위), 출루율 0.390(10위), 장타율 0.435(22위)에 15홈런(11위), 46타점(30위)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도루가 17개(6위)인 것이 눈에 띈다.

무엇보다 타율이 너무 낮아 기대했던 ‘3-4-5’에 미치지 못한다. WAR는 2.44에 그치고 있다. 현 추세라면 시즌 타점도 65개에 그칠 전망이다. 그래도 올 시즌 21홈런-24도루가 가능한 페이스라 역대 최고령 ‘20-20 클럽’ 가입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은 위안이다.

결국 수치적 성적만 본다면 추신수가 연봉값을 한다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SSG 구단 내부에서는 추신수가 수치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우선 추신수의 합류로 신생 구단 SSG가 많은 야구팬 전반의 관심을 끌면서 주목받는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여기에 더해 그라운드 안팎에서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후배들의 귀감이 된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작지 않다고 말한다.

특히 짧은 시간 안에 팀에 녹아들면서 후배들이 부담 없이 다가가 질문하고 추신수 역시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기술적이고 정신적인 조언을 해준다는 점 등 ‘더그아웃 리더’로서 드러나지 않은 추신수의 가치가 작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추신수의 무형적 가치를 얼마로 평가해야 하는지는 기준이 불분명하다.

그래도 추신수가 가시적인 수치와 성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줄 아직 기회는 남았다. 일단 중위권 싸움이 한창인 지금 추신수가 살아나 SSG의 가을야구 진출을 이끌고, 더 나아가 포스트시즌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강한 인상을 심어준다면 정규리그의 부진한 성적을 상쇄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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