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귀순자 경계실패(2월17일), 부실급식·과잉방역 논란(4월28일), 공군 성추행 피해 부사관 사망 사건(6월9일과 10일, 7월7일), 청해부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7월20일), 그리고 해군 여군 중사의 성추행 피해 신고 후 사망 사건 발생 이튿날인 13일까지….
지난해 9월 취임한 서욱 국방부 장관이 올해에만 총 일곱 차례에 걸쳐 군에서 발생한 문제에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서 장관은 지난 4월,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격리 장병들의 부실급식과 과잉방역 논란에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렸다. 국방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하며 송구한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고, 공군 여중사의 사망 사건에는 “유족과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리게 되어 매우 송구하다. 국방부 장관으로서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고개 숙였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서는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 발생했다”며 “유족과 국민에게 송구하다”고 사과했다고 국방부 관계자가 이날 오전 백그라운드 브리핑(익명을 전제로 한 대언론설명)에서 전했다. 서 장관은 ▲과거 유사한 성추행 피해 사례 ▲생전 피해자의 추가 피해 호소 여부와 있었다면 그에 따른 조치사항 ▲지휘부 보고 과정과 2차 가해 그리고 은폐·축소 여부 등을 종합 고려한 수사를 진행하라고도 지시했다.
이 관계자는 서 장관이 “사안의 엄중함을 고려해 조사본부와 해군 중앙수사대에 전문 인력으로 특별수사대를 편성하고, 한치의 의혹이 없게 철저한 수사로 유족과 국민께 소상히 밝히겠다는 말도 했다”고 설명했다.
군에 따르면 해군 모 부대 소속 A중사는 올해 5월27일 민간식당에서 B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그는 육상 부대로 파견조치 되었으며, 부대 전속 사흘 만인 지난 12일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군 당국은 A중사가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현재까지 추정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격노했다. 공군 성폭력 피해 여중사 사망 사건으로 엄중한 수사와 함께 대대적인 병영문화 혁신을 지시했는데도,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데 따른 것이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한 치의 의혹이 없도록 국방부는 철저하고 엄정하게 수사하라”라는 지시를 문 대통령이 했다고 서면브리핑에서 전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서 장관의 경질론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바뀔 기회를 줬는데도 똑같은 사고를 낸 무능한 국방부 장관은 즉각 경질돼야 한다. (대통령도) 진심 어린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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