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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결손 203만명에 ‘공교육 과외’… 과밀학급 해소에 3조원 투입

입력 : 2021-07-30 06:00:00 수정 : 2021-07-29 23: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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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교육회복 종합방안’

초·중·고 203만명 대상 보충학습
교사가 3~5명 학생 데리고 수업
“기초학력 미달, 無시험도 한 원인
3% 표본으로 성급한 진단” 우려

과밀학습 해소에도 3조원 투입
2024년까지 한 반 28명 이하로
유은혜 “2학기 전면등교案 불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교육회복 종합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원격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가정형편에 따라 학습격차가 더 커졌다는 우려가 높아지자 정부가 학습격차 해소에 나선다. 국가경쟁력 저하를 막기 위해서라도 학습 결손을 겪은 초·중·고생 203만명을 대상으로 9000억원 가까이 투입해 학습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학습결손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와 명확한 원인 진단이 부족한 상태에서 나온 이번 대책의 실효성에 회의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학습결손 학생 203만명을 지원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교육회복 종합방안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유 부총리는 “코로나19로 인한 학습결손으로 국가경쟁력이 저하될 우려가 있어 대비하고자 한다”며 “203만명의 학습지원 규모는 2020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를 통해 추정한 기초학력 미달 학생보다 최대 6배까지 많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회복 기본계획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세 학기 동안 학습결손을 겪은 학생에게 ‘교과보충집중(학습도움닫기)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학생 3∼5명으로 소규모 수업반을 개설해 교사가 방과 후나 방학 중에 학생 맞춤형으로 집중 지도한다. 수강료로는 특별교부금 5700억원을 활용해 약 178만명에게 전액 지원한다.

교대·사대 등 대학생이나 지역 강사를 활용해 소규모 학생에게 학습 보충이나 상담을 해주는 ‘튜터링’도 운영한다. 내년 기준으로 초·중·고 전체 학생의 4.5%에 해당하는 24만명이 튜터링을 이용할 수 있다. 교감, 담임, 특수·보건·상담교사 등으로 구성된 학교 단위 다중지원팀이 학생 학습지도와 정서·행동 상담 등을 해주는 ‘두드림학교’도 내년 6000교까지 확대한다.

하지만 학습결손에 대한 정확한 진단 없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경회 성신여대 교육학과 교수는 “(겨우) 3%의 표본을 갖고 분석한 자료를 근거로 거액의 예산이 투입됐다”며 “건강과 마찬가지로 성적이 좋지 않을 때는 어디가 문제인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여기에 맞는 처방을 내려야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꼬집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도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인 학습으로 공부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중요한데 시험폐지 등으로 학력격차가 벌어진 지 오래”라며 “이런 현상을 단순히 ‘코로나19 때문에 벌어진 학습결손’으로 생각해 대응하려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2학기 전면등교를 앞두고 과밀학급 해소를 위해 학급당 학생 수를 28명으로 낮추는 방안도 추진한다. 교육 당국은 올 2학기부터 2024년까지 전국 학급당 학생 수 28명 이상인 학급 4만439개를 해소하기 위해 3조원의 예산을 투입할 방침이다. 당장 2학기에 과밀학급을 운영해야 하는 1155개 학교에는 △특별교실의 일반교실 전환(967개교) △모듈러 교실 활용(91개교) △증축(61개교) △특별교실·모듈러교실·증축 등의 복합적 개선(36개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하지만 교원단체들은 “한 반에 학생이 수십명이면 학습과 심리적 결손을 회복하기 위한 개별화 수업, 생활지도, 상담이 힘들고 효과를 거두기도 어렵다”(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거나, “20평 남짓의 교실에서 거리두기가 가능하려면 학급당 학생 수 20명으로 상한을 둬야 한다”(전국교직원노동조합)고 지적했다.

한편 유 부총리는 30일 전문가들과 회의를 열고 2학기 전면등교 관련 자문을 한다. 유 부총리는 “2학기 전면등교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며 “방역당국 전문가들의 진단이나 추세 예측 등 종합적인 의견을 수렴해 8월 둘째 주 정도까지 2학기 학사운영 일정 관련 입장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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