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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중사 사건’ 2차가해 부사관 사망… 軍 관리소홀 논란

입력 : 2021-07-27 06:00:00 수정 : 2021-07-27 07: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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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재판 앞두고 독방 화장실서
국방부 영내 피고인 사망 초유사태
‘성추행 사망’ 경위 규명 난항 우려
서욱 장관 “강압수사 여부 등 조사”
지난 22일 경기도 성남시 국군수도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故 이모 공군 중사 분향소 모습. 뉴스1

국방부 영내 미결수용시설에서 다음달 공판을 앞둔 공군 부사관이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된 뒤 사망했다. 국방부 영내에서 피고인이 숨진 것은 처음이다. 관리 소홀 등을 놓고 서욱 국방부 장관 책임론이 커지는 모양새다.

 

26일 군 당국에 따르면, 공군 여부사관 이모 중사 성추행 사망사건과 관련해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 인근에 위치한 근무지원단 미결수용시설에 수용된 공군 A부사관이 전날 오후 2시 50분쯤 화장실에서 의식불명 상태로 발견됐다. A부사관은 인근 민간종합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오후 4시 22분쯤 숨졌다.

 

지난달 30일 구속기소된 A부사관은 성추행 피해로 극단적 선택을 한 이 중사의 상관으로, 2차 가해 등의 혐의를 받아 다음달 6일 첫 공판을 앞두고 있었다.

 

국방부는 “한 점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수사해 8월 중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A부사관이 숨지면서 2차 가해와 협박 등 이 중사가 사망에 이르게 된 원인을 밝히는 작업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국방부 근무지원단 미결수용시설에는 여러 개의 독방이 있고, 독방 내에는 화장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부사관은 독방에 수용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수용시설에는 군사경찰이 상주하고 있고, 폐쇄회로(CC)TV도 설치되어 있다. 군 관계자는 “독방 내 화장실은 수용자 인권 문제로 CCTV 감시 범위 밖인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군사경찰은 정기순찰 과정에서 수용자가 보이지 않으면 방에 들어가 확인한다. 이를 두고 군 안팎에서는 군사경찰이 순찰시간 등을 준수했는지 여부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욱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이와 관련해 서 장관에 대한 책임을 묻는 기류가 강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사건이 발생한 미결수용시설은 서 장관 집무실에서 불과 600여m 떨어져 있다. 일선 부대 수용시설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한 적은 있었지만, 국방부 영내 미결수용시설에서 이 같은 사건이 벌어진 것은 처음이다.

 

야권은 미결수용시설 감시·관리 소홀을 지적하며 서 장관을 추궁했다. 국민의 힘 신원식 의원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민간에서도 이런 일이 없는데 군 기강이 엉망진창이란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은 “수용시설은 사고가 일어나서는 안 되는 곳”이라며 “군에서 무엇을 했는지 의아하다”고 질타했다. 서 장관은 “수사팀을 구성해 군사경찰과 군검찰 합동수사를 진행 중이다. 유가족 참관하에 현장 감식과 사망자 검시 등의 절차를 진행하면서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며 강압수사 여부 등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찬 기자 ps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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