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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단체 “발달장애인에 뒷수갑 채운 경찰 조치는 인권침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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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22 13:27:15 수정 : 2021-07-22 19: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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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에 진정서 제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발달장애인에게 뒷수갑을 채운 경찰 조치가 인권침해와 장애인 차별이라는 진정이 국가인권위원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는 22일 오후 2시 피해자 가족과 함께 이와 관련한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에 따르면 지난 5월11일 발달장애인 고모(22)씨는 자택 앞에서 외출한 가족을 기다리다가 경찰로부터 현행범 체포를 당했다. 혼잣말을 반복하는 특징이 있는 고씨의 행동을 오해한 한 여성이 자신을 위협한다며 경찰에 신고했던 것이다. 

 

경찰은 고씨에게 인적사항과 혐의사실에 대해 물었으나 평소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고씨는 제대로 답을 하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은 고씨에게 외국인등록증을 요구하기도 했다. 결국 경찰은 고씨가 대답을 일부러 피하고 현장을 이탈하려 한다고 판단해 체포하면서 뒷수갑을 채워 경찰차에 태운 뒤 파출소로 인치했다. 고씨는 파출소에서 펄쩍 뛰고 귀를 막고 소리를 치는 등 발달장애인의 전형적인 특징을 보였지만, 경찰은 고씨 모친이 신원확인을 해줄 때까지 뒷수갑을 풀어주지 않았다는 게 장애인단체의 주장이다. 

 

다만 경찰 측은 이와 관련해 파출소에서 고씨 모친이 오기 전에 고씨의 장애 여부를 확인했고 그 즉시 수갑을 풀어줬다는 입장이다. 경찰 관계자는 “파출소에 와서 신체 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특이사항을 확인했고 바로 수갑을 풀어줬다”며 “파출소에 들어와 수갑을 푸는 데까지 2분30초 정도 걸렸다”고 설명했다. 고씨 모친이 파출소에 도착한 건 8분여 지나서라는 것이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현장에서 수갑을 채운 사정에 대해서는 “고씨가 당시 현장을 벗어나려 강하게 저항했다. 당시 현장 상황이 어둡고, 고씨는 마스크와 후드티를 착용한 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아 외관상 장애인임을 인지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사건은 신고인이 처벌불원 의사를 밝히면서 종결됐다. 

 

이 사건 진정대리를 맡은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의 나동환 변호사는 “발달장애인은 의사표현이 어려워 형사사법절차에서 더 세심한 배려와 지원이 필요하다”며 “체포·연행 등 초기단계부터 신뢰관계인 동석, 의사소통 조력 등 발달장애인에 대한 보호와 지원 규정이 작동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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