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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년 후 국내 화학기업 조종 울리나

입력 : 2021-07-11 19:40:50 수정 : 2021-07-11 19:4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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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킨지 보고서 “30곳 중 4곳만 생존
경쟁력 갖춘 中 등 거센 추격 영향”

디지털 전환·생산망 통합 등 제안
수요 창출·과감한 M&A 주문도

10∼15년 뒤 국내 주요 화학기업 중 5분의 1만 살아남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의 화학산업은 오랜 기간 전 세계적으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해왔지만 최근 중국이나 중동 지역 국가들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는 만큼 강도 높은 혁신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11일 매킨지의 ‘한국 화학기업들의 견고한 미래 창출(Creating a strong future for South Korea’s chemicals companies)’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30개 화학기업 중 10∼15년 뒤에도 생존할 수 있는 기업은 4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킨지는 “전 세계 화학산업에 속한 기업 중 5분의 1만이 10∼15년 뒤에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의 30개 화학기업 중 상위 5분위에 속한 기업은 5개이고,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하는 기업은 16개(53%)뿐”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화학산업은 과거 수십년에 걸쳐 세계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탁월한 운영과 인근 지역의 강력한 수요, 대기업 구조 등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그러나 중국과 중동 국가 등 원가 경쟁력과 규모 경제의 이점을 두루 갖춘 경쟁자들이 새롭게 시장에 진입하면서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업계는 올해 연간 1000만 규모의 에틸렌 생산 능력을 확보했지만, 2030년 무렵에는 중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3000만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화학기업들의 해외 지사와 생산기지의 40%가 중국에 몰려 있는데, 중국이 자체적으로 충당하는 수요가 늘어났다. 또 중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국가 간에 자유무역이 확대되면서 이들 국가의 중국 의존도도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결국 2000년대까지도 비교적 호황을 누렸던 국내 화학산업은 2010년대 들어 급격히 상황이 반전됐다. 2001∼2011년 10년간 한국 화학기업들의 총주주수익률(TRS: 기업이 주주에게 배당 등으로 돌려주는 금전적 보상)은 연평균 29.2% 성장하며 글로벌 화학제품 시장의 실적을 압도했다. 그러나 2011∼2020년 9년 동안의 TRS는 1.3%로 급감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크게 세 분야로 혁신 방향을 제시했다. 우선 디지털 전환과 생산·공급망·네트워크 등의 통합을 고려한 인수·합병(M&A), 범용 화학제품과 특수 화학제품 등 분야별 다양한 전략 수립 등을 포괄하는 업무 수행의 전반적 변화가 첫 번째로 꼽혔다. 새로운 수요 및 고객을 발굴하기 위해 해외 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과제로 제시됐다. 더불어 단기적으로 떠오르는 분야에 집중하며 불필요한 경쟁을 치르는 것보다 과감한 M&A 등을 통해 장기적으로 경쟁력 있는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하다.

매킨지는 “화학산업은 한국경제 발전의 원동력이었지만, 산업지형이 바뀌고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면서 뒤처질 위기에 놓였다”며 “능숙한 CEO(최고경영자)만이 국제무대에서 리더십을 유지할 수 있도록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영 기자 papeniqu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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