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에릭센을 위해 만든 '코펜하겐의 기적'… 덴마크 극적인 16강행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21-06-22 10:43:41 수정 : 2021-06-22 10:47:34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덴마크의 미켈 담스고르(가운데)가 22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로2020 B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러시아를 상대로 득점을 터뜨린 뒤 환호하고 있다. 코펜하겐=AP연합뉴스

지난 12일 개막한 유로2020의 초반은 혼란스러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긴장감 속에 시작된 대회에서 불과 이틀 만에 대형 사고가 터진 것. 손흥민의 과거 토트넘 동료로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덴마크의 미드필더 크리스티안 에릭센(29·인터밀란)이 경기 중 심정지로 갑자기 의식을 잃고 그라운드에 쓰러져 병원으로 이송됐다.

 

당연히 덴마크 대표선수들의 혼란은 더욱 컸다. 90분간 중단됐다 재개된 경기에서 객관적 전력에서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핀란드에 0-1로 패하고 말았다. 덴마크의 골키퍼 카스퍼 슈마이켈이 “에릭센이 쓰러진 뒤 우리는 다시 경기에 나서고 싶지 않았다”면서 유럽축구연맹(UEFA)의 당일 재개 결정을 비판하기도 했다. 덴마크는 18일 벨기에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도 1-2로 패하며 16강 탈락이 기정사실화됐다. 그동안 유로에서 조별리그 첫 두 경기를 모두 패하고 16강에 진출한 팀은 없었다.

 

그러나 덴마크 선수들은 두 번의 연속된 패배에도 좌절하지 않았다. 에릭센의 충격적 사고를 지켜본 전세계 동료들과 축구팬들의 응원 속에 마지막 기적을 붙잡기 위해 22일 덴마크 코펜하겐의 파르켄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와의 B조 조별리그 3차전에 나섰고, 끝내 기적을 만들어냈다. 

 

이날 덴마크는 상대를 큰 점수차로 이겨야만 했다. 그래야 동시에 열리는 벨기에-핀란드전 결과에 따라 골득실로라도 16강행을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필요한 득점이 전반이 끝나갈 무렵까지 나오지 않아 애를 태운 가운데 전반 38분 마침내 골이 터졌다. 미켈 담스고르가 페널티 아크 쪽에서 때린 오른발 슛이 골대 안에 꽂혔다. 여기에 후반 14분 유수프 포울센이 한 골을 더 보탰다. 기적의 가능성이 보이기 시작했다.

 

덴마크는 후반 25분 페널티킥으로 아르템 주바에게 만회골을 내줬지만, 후반 34분 안드레아스 크리스텐센, 37분 요아킴 멜레의 연속 골에 힘입어 대승을 완성했다. 마침 벨기에가 핀란드를 2-0으로 눌러 B조는 3연승의 벨기에를 제외한 세팀이 나란히 1승2패 승점 3 동률이 됐다. 이중 덴마크가 골득실에서 가장 앞서며 극적으로 조 2위 자리를 차지했다.

 

그라운드에 쓰러진 뒤 긴급 심장 수술을 받은 에릭센은 19일 퇴원한 뒤 대표팀 훈련장을 찾아 동료들을 응원한 바 있다. 비록 함께 뛰지는 못했지만 덴마크 선수들은 이런 에릭센의 응원을 등에 업고 마침내 ‘코펜하겐의 기적’을 완성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
  • 블랙핑크 로제 '여신의 볼하트'
  • 루셈블 현진 '강렬한 카리스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