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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정은 “대화·대결 다 준비”… 비핵화 협상만이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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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6-18 23:11:48 수정 : 2021-06-18 23: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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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정세 안정적 관리” 강조
미국과 대화에 유연한 태도 보여
19일 美대북특별대표 방한 주목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을 상세히 분석한 뒤 “국가의 존엄과 자주적인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평화적 환경과 국가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를 강조하면서 “유리한 외부적 환경을 주동적으로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이후 김 위원장의 첫 대미 메시지다. 향후 북·미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유연한 태도를 내비친 것이다. 김 위원장이 지난 1월 당대회에서 미국을 ‘최대 주적’으로 꼽고 핵·미사일 고도화와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표명한 것과 대비된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대화에 방점이 찍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대화의 불씨가 살아날 수 있는 긍정적 신호가 나와 다행스럽다.

김 위원장이 지난 15일 북한 식량난을 인정한 데 이어 민생 안정을 위한 특별명령서까지 이례적으로 발령한 만큼 대화로 살길을 찾아야 한다.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북한의 식량 부족분을 85만8000t으로 추산하고 수입이나 원조가 없으면 8∼10월이 ‘혹독한 시기’가 될 것으로 경고한 판국이다. 김 위원장은 당면한 사태의 책임이 자신에게 있음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정권 보위를 위해 핵무기 개발에 나서 유엔 대북제재를 자초하지 않았던가. 핵무기 개발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붓지만 않았다면 재앙을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핵 포기로 제재 해제를 이끌어내지 않고는 식량난을 해결할 길이 없음을 김 위원장은 깨달아야 한다.

김 위원장의 유화적 입장 표명을 낙관적으로만 볼 일은 아니다.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한 데 비추어 새로운 협상 지렛대를 만들기 위해 미사일 시험발사 등 도발에 나설 개연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북한은 자충수를 두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최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서 북한을 향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를 위한 대미 협상 재개를 촉구하고 국제사회에 유엔 대북제재의 완전한 이행을 강조한 사실을 간과해선 안 된다. 비핵화 없이 대북제재가 완화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다. 북한이 샅바싸움을 벌이며 시간을 끌면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을 것으로 계산했다면 그야말로 큰 착각이다.

북한에겐 지금이 최고의 기회다. 미국이 연 대화의 문이 닫히기 전에 결단을 내려야 한다. 핵무기를 지닌 채 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마침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오늘 방한한다. 한·일 카운터파트와의 협의를 거쳐 북한에 대화 재개를 촉구하는 메시지를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 코로나19 백신의 대북 지원, 8월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도발에 대한 경계심을 늦추지 않으면서 대화의 장을 열기 위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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