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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테니스 전설’ 스승 노보트나의 길 따라서… ‘복식 전문’ 크레이치코바 프랑스오픈 女단식 우승

입력 : 2021-06-13 19:36:25 수정 : 2021-06-13 22: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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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류첸코바 꺾고 메이저 정상
“하늘에 계신 코치님 돌봐준 덕분”
복식도 제패… 21년만에 동시석권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가 13일 끝난 2021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에서 아나스타시야 파블류첸코바를 꺾고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감격한 표정을 짓고 있다. 파리=신화연합뉴스

바르보라 크레이치코바(26·체코·세계랭킹 33위)는 테니스 골수팬이면 이름을 들어봤을 만한 선수다. 2018년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서 두 번이나 메이저대회 여자 복식 챔피언을 차지했던 데다가 복식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중적으로는 매우 낯선 이름이기도 하다. 그만큼 프로테니스에서 복식은 단식에 비해 소외된 분야다.

 

하지만, 2021년 6월13일을 기점으로 크레이치코바는 모든 테니스팬이 아는 이름이 됐다. 프랑스 파리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오픈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아나스타시야 파블류첸코바(30·러시아·32위)를 2-1(6-1 2-6 6-4)로 제압하고 정상에 오른 덕분이다. 적극적인 공세로 첫 세트를 따낸 뒤 2세트에 상대의 반격을 허용했지만, 2세트 막판 파블류첸코바가 왼쪽 다리 통증으로 메디컬 타임아웃을 부른 이후 힘이 빠진 모습을 보아자 이를 놓치지 않았다. 결국, 3세트 중반부터 상대를 몰아붙인 끝에 승리를 가져왔다.

 

스승의 길을 따라간 우승이었기에 너무나 뜻깊었다. 크레이치코바의 스승인 야나 노보트나는 체코 테니스의 전설로 역시 복식으로 성공한 뒤 단식에서도 강자로 대활약했던 인물이다. 불행히도, 노보트나는 2017년 제자의 대성을 보지 못하고 암으로 세상을 떠났지만 크레이치코바에게 “나가서 테니스를 즐기고, 메이저대회 우승에 도전하라”는 유언을 남겼다. 이후 이듬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에서 연속으로 복식 우승을 차지했고, 지난해부터는 단식에서도 차근차근 랭킹을 올린 뒤 마침내 메이저 챔피언에 올랐다. 특히 서른 살이던 1998년에야 윔블던에서 유일한 단식 우승을 일궈낸 스승보다 네 살이나 빠르게 위업을 이뤘다. ‘청출어람’으로 스승의 마지막 소원을 완성한 크레이치코바는 “코치님이 저 하늘 어디선가 나를 늘 돌봐주고 있었다. 코치님도 하늘에서 행복해하실 것”이라고 감격의 우승 소감을 밝혔다.

 

단식을 제패한 크레이치코바는 원래 자신의 주종목이던 복식에서도 여전한 능력을 발휘했다. 단식 결승이 끝나고 18시간 뒤에 열린 여자 복식 결승에서 카테리나 시니아코바(25·체코)와 짝을 이뤄 이가 시비옹테크(20·폴란드)-베서니 매틱샌즈(36·미국)조를 2-0(6-4 6-2)으로 완파하고 자신의 세 번째 메이저 복식 타이틀을 따냈다. 이로써 크레이치코바는 2000년 마리 피에르스(프랑스) 이후 21년 만에 이 대회 여자 단·복식을 석권한 선수가 됐다.

 

서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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