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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인플레로 소득 불균형 심화… 바이든 경제 시험대에

입력 : 2021-05-18 06:00:00 수정 : 2021-05-17 20: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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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격차 해소’ 정책 목표와 정면 배치
물가 상승, 임금상승률 크게 상회
4월 노동자 실질임금 3.3%P↓
부양·통화완화책이 인플레 불러
저금리로 주가 올라 부자만 이득
WSJ “단기적 부익부현상 가속”
인플레 지속 땐 黨·政 궁지 몰릴 듯
공화당 “과도한 재정 탓 경제 추락”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미국에서 물가 상승률이 임금 상승률을 크게 웃돌았다. 이렇게 되면 고소득층과 저소득자 간 불균형이 심화할 수 있다. 지난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소득 격차 해소에 힘쓰겠다”고 외쳐 온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인플레이션 우려와 맞물려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다. 미 언론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소득 격차 해소에 경제정책의 초점을 맞추고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가속할 것”이라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도 나왔다.

17일(현지시간) 미 노동부에 따르면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4.2% 올랐으나 생산직과 비(非)책임자급 노동자 시급은 1.2%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로써 지난달 물가를 반영한 생산직과 비책임자급 노동자의 실질임금은 1년 전보다 3.3% 하락했다. 이는 1980년 이후 최대 낙폭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요즘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바이든 정부의 경기부양책, 그리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완화적 통화정책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결국 저소득층을 위하려는 바이든 정부의 경제정책이 되레 중산층과 서민의 경제적 어려움을 부채질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셈이다.

WSJ는 “이 같은 현상은 바이든 정부의 정책 목표와 정면으로 배치되고, 효과와 비용을 고려할 때 기존 정책 노선을 그대로 고수해야 하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당장 정해진 임금을 받아 생활하는 노동자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연준이 지난 10여년 동안 유지해 온 저금리 정책으로 주가가 올라 여윳돈으로 주식을 산 부유층만 이득을 봤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올해 4월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실질임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줄어들었으나, 이 기간에 미 증시의 다우존스 주가지수는 40%나 올랐다. 연준에 따르면 미국에서 소득 상위 10%에 속한 사람들이 전체 주식의 88.5%를 소유하고 있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 AFP연합뉴스

재닛 옐런 재무부 장관은 최근 열린 WSJ 포럼에서 “인플레이션은 일시적 현상일 뿐 미국 경제를 위협하는 요소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지난달 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물가가 지속해서 오르지는 않을 것이고, 연준의 사실상 제로(0) 금리정책과 자산 매입을 통한 유동성 공급 확대 기조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야당인 공화당은 바이든 정부의 경기부양을 위한 과도한 재정지출 탓에 미국 경제가 자유 낙하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바이든 정부는 최근의 급격한 소비 증가는 향후 미국 경제의 진로에 대한 미국인들의 낙관을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지난 10여년 사이에 볼 수 없었던 인플레이션이 나타나면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이 정치적 궁지에 몰릴 것이라고 의회 전문지 더 힐이 지적했다.

미국은 내년 말에 하원의원 전원과 상원의원 3분의 1을 새로 뽑는 중간 선거를 한다. 바이든 정부와 민주당이 인플레이션 등 최근 불거진 경제 문제에 잘 대처하지 못했다가 중간 선거에서 공화당에 패배하는 경우 여소야대 정국 구도로 재편될 수 있다고 더 힐은 전했다.

 

국기연 기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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