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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인기 다큐 ‘씨스피라시’ 주장 어디까지 사실일까 [FACT IN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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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18 12:00:00 수정 : 2021-04-18 15: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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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어획 속도 계속 되면 해양 생태계 해체 → 대체로 사실 아님
“여러 지역서 어족 자원 회복 노력 있어… 주장 고수 어려워”

식물성 플라크톤 아마존보다 4배 더 이산화탄소 흡수 → 사실
광합성 위해 이산화탄소 빨아들여… 매년 100억t 이산화탄소 흡수

'태평양 거대 쓰레기섬' 플라스틱 46% 어망 → 판단 유보
“조업 장비 해양 플라스틱에 상당 기여… 비중 10% 정도”

다큐멘터리 ‘씨스피라시’(Seaspiracy)는 돌고래를 사랑하는 감독이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에서 충격을 받은 뒤 바다에서 벌어지는 남획, 감시의 부재 등을 짚어나가며 어류를 밥상에서 내릴 것을 주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달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지 48시간도 안 돼 미국과 영국 등 32개국에서 ‘톱10’에 진입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개봉 약 한달이 지난 16일까지도 각종 해시태그(#Donteatfish #Stopkillingfish #Seaspiracy)와 함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타고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주장이 급진적인 만큼 반론도 만만찮다. 무엇보다 복잡한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했다는 지적이다.

 

◆바다는 2048년이면 사실상 텅 빌 것이다→대체로 사실 아님

 

이 주장이 처음 등장한 건 2006년 사이언스지에서다. 어획이 현재 속도로 계속된다면 점점 더 많은 종이 사라지고 해양 생태계가 해체돼 2048년에는 우리가 잡는 모든 어종의 ‘글로벌 붕괴’가 일어날 것이라는 논문이 실렸다.

 

그러나 BBC방송은 이 논문의 주저자 조차도 본인의 연구를 오늘날 근거 자료로 활용하는 데 의문을 던진다고 전했다.

 

보리스 웜 캐나다 댈하우지대 교수는 BBC 인터뷰에서 “이 논문은 15년 전에 쓴 것이고, 이 논문에 들어간 자료들은 20년쯤 된 것이다. 그 이후 여러 지역에서 어족 자원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이 주장을 그대로 고수하긴 어렵다”고 했다.

 

이 논문은 지금까지 4800번 넘게 인용됐지만, 학계에서는 논쟁거리로 남아있다. 심지어 트레버 브랜치 미 워싱턴대 교수는 2013년 이 논문을 대상으로 ‘논란 많고 영향력이 큰 논문의 인용 패턴’이라는 논문을 내기도 했다. 그 내용을 요약하면 ‘웜 교수 논문을 둘러싼 논쟁을 잘 아는 저자일수록 이 논문을 인용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특히 주목할만한 점은 논문 작성에 참여한 저자들일수록 2048년 전망에 대한 언급을 삼갔다’는 것이다. 실제 이 논문은 생물 다양성에 대한 우려를 강조할 목적이었지, 2048년 어족 멸종을 ‘예언’하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저자들도 이 부분만 부각되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유감을 표하곤 했다.

플랑크톤. 게티이미지뱅크

◆식물성 플랑크톤이 아마존보다 4배 더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사실

 

바다가 이산화탄소의 아주 중요한 흡수원이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있다. 그렇더라도 바다에 사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육상 최대 흡수원인 아마존보다 훨씬 더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를 붙들어놓을까 싶다.

 

그런데 식물성 플랑크톤은 상상 이상으로 뛰어난 이산화탄소 흡수원이다. 이들은 광합성을 하기 위해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인다. 플랑크톤에 흡수된 이산화탄소는 먹이 사슬을 통해 점점 심해까지 들어간다. 식물성 플랑크톤의 사체 역시 바다 깊은 곳으로 가라앉는다. 이렇게 바닷속 생물을 통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가 해저로 빨려드는 걸 ‘해양 생물 펌프’(biological carbon pump)라고 하는데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매년 생물 펌프가 바다로 실어나르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자그만치 100억t에 이른다. 아마존의 연간 흡수량(20∼30억t)보다 훨씬 많은 양이다.

 

최근에는 식물성 플랑크톤의 흡수량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2배 더 많다는 연구도 나오고 있다.

북태평양 거대 해양 쓰레기섬. 연합뉴스

◆‘태평양 거대 쓰레기섬’의 플라스틱 46%는 어망이다→판단유보

 

영화는 태평양에 있는 거대 쓰레기섬(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의 46%가 버려진 어망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바다를 살리기 위해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하는 건, 아마존 벌목을 막기 위해 이쑤시개를 쓰지 말자는 것과 같다”고 말한다.

 

반면, 해양생물학을 전공한 과학 작가 리즈 앨런은 최근 포브스에 기고한 씨스피라시 리뷰에서 “조업장비가 해양 프라스틱에 상당 부분 기여하는 것은 사실이나 그 비중은 10% 정도”라고 주장했다.

 

많은 양의 조업장비들이 무단 투기되는 건 사실이지만, 해양 플라스틱 가운데 몇 %를 차지하는 지 알기는 어렵다. 고기잡이 그물이나 부이같은 조업장비는 상대적으로 크고 질겨서 오랫동안 형체를 유지하는 반면,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빨대처럼 얇은 플라스틱은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먹이사슬로 이동하거나 해저에 가라앉기 쉽기 때문이다. GPGP에서 조업장비가 많이 발견되는 것도 실제 어망이 그만큼을 차지하는 것인지, 다른 플라스틱들은 잘게 쪼개져 다른 곳으로 흩어졌기 때문인지 불분명하다.

 

정확한 비율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연간 바다에 버려지는 조업장비가 50만∼100만t에 달한다는 점이다.

 

윤지로 기자 korny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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