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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4차 유행 초기 단계’라면서 또 핀셋 방역에 그쳐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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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4-09 22:36:07 수정 : 2021-04-09 22:3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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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거리두기 단계 3주 연장
‘더블링’ 우려에도 방역 제자리
‘굵고 짧은’ 특단대책 서두르길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정부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와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를 다음달 2일까지 3주 더 연장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9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현재 감염이 확산하는 상황으로 짧은 기간 내 호전이 어려운 것으로 판단해 거리두기 기간을 통상 2주보다 긴 3주로 설정했다"고 밝혔다. 5인 이상 집합금지 조치도 이어간다. 보호가 필요한 6세 미만 영유아를 동반하거나 직계가족 모임, 상견례 등에서는 현재 8명까지 모일 수 있는 조치가 유지된다. 사진은 이날 서울 영등포구청에 마련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시민들 모습. 2021.4.9/뉴스1

코로나19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일주일간 하루 신규확진자는 543명→543명→473명→478명→668명→700명→671명으로, 일평균 582명이다. 현재 사회적 거리두기 수위는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지만, 거리두기 조정의 핵심지표인 일주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559명으로,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에 들어선 지 한 달 가까이 됐다. 감염 재생산지수 등 관련 지표들도 악화일로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3차 유행이 가라앉지 않은 상태에서 4차 유행이 본격화하는 추세다. 정부는 “현재를 4차 유행의 초기 단계로 판단한다”며 “3차 유행보다 더 큰 유행이 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1∼2주 내에 확진자 수가 배로 늘어나는 ‘더블링’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정세균 총리는 “풍전등화의 위기”라고 했다.

이런 위급한 상황에서도 정부의 코로나19 대처에 긴박감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는 11일 종료될 예정이던 현행 거리두기 단계를 3주간 더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현행 조치가 4차례나 연장되면서 두 달 반째 이어지게 됐다. “민생경제에 타격이 크고, 의료체계 여력이 유지되는 상황을 고려했다”고 하지만 납득하기 어렵다. 이번 거리두기 조치가 종료되기 이전이라도 ‘상황이 악화할 경우’ 단계 상향을 검토한다는데 ‘조건부’로 지켜볼 만큼 여유를 부릴 때가 아니다.

정부는 거리두기 단계 격상 대신 이른바 ‘핀셋 방역’에 나선다. 수도권과 부산 등 거리두기 2단계 시행 지역의 유흥시설에는 영업금지 조처를 하고 방역 위반 행위에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처벌을 강화한다. 모든 실내에서 마스크 상시 착용을 의무화했다. 이런 방식으로는 코로나19 확산세를 막기에 역부족이다. 비수도권의 경우 지자체가 감염 상황과 방역 여건을 고려해 단계를 자체 격상하도록 했지만 책임을 전가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오세훈 신임 서울시장이 어제 코로나대책회의에서 “현행 일률적 틀어막기식 거리두기는 지속하기 어렵다”고 해 정부와 지자체 간 혼선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코로나19 확산세는 정부 탓이 크다. 지난 2월15일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로 거리두기 단계를 내렸다. 이후 확진자가 400명대로 늘었지만 정부는 수도권 유흥주점 영업시간 제한을 풀어주고,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의 예외를 확대했다. 전문가들은 “정부의 느슨한 조치가 경각심을 흩트렸다”고 비판했다. 3차 유행 초기에도 거리두기 격상 대신에 핀셋 방역으로 대처하다 환자 수가 급증한 전례가 있다.

가뜩이나 백신 수급이 불안정한 데다 안전성 논란이 끊이지 않는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60세 미만 접종 여부를 놓고 당국이 갈팡질팡하고 있다. 2분기 접종대상 770만명에게 AZ 백신 외엔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국민들의 백신 불신이 증폭되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 방역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거리두기 단계 격상 등 ‘굵고 짧은’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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