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구미 3세’ 바꿔치기 구속된 모녀 공모? ‘친모 주장’ 김씨 병원 출산기록 아이 혈액형 대조하니

입력 : 2021-03-25 23:09:09 수정 : 2021-03-25 23:15:5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김씨가 병원서 낳은 아이 혈액형 파악한 경찰…친부로 알려진 전 남편 사이서 ‘나올 수 없다’ 단서 포착한 듯

지난 17일 오후 경북 구미 경찰서에서 굶어숨진 3세 여아의 친모인 석모(49)씨가 호송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구속된 석씨는 당시 미성년자 약취와 사체유기 미수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구미=연합뉴스

 

경북 구미의 빌라에서 굶다가 숨진 3세 여아 사건의 미스터리를 풀 단서가 확보됐다고 뉴스1이 25일 전했다. 애초 이 여아의 외할머니로 알려졌다 유전자 감식 결과 친어머니로 드러난 석모씨(49·구속)와 딸 김모씨(22·〃)가 비슷한 시기인 출산 후 아이를 바꿔치기했다는 게 경찰의 추론이다. 살인과 아동복지법 위반(방임) 혐의로 이번 사건에서 가장 먼저 구속된 김씨는 여전히 자신이 숨진 여아의 친모라고 주장하면서 DNA 검사 결과 친언니로 밝혀졌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감정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석씨 역시 “숨진 여아를 출산한 적 없다”고 버티는 모양새다.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숨진 여아는 석씨와 김씨 주거지 인근 병원에 출산 기록이 없을 뿐만 아니라 친아버지도 밝혀지지 않았다. 이와 달리 김씨가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여아에 대한 병원 출산 기록은 남아있다. 다만 행방불명 상태라 생사 여부도 확인되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경찰은 이 여아의 출산 기록에서 혈액형을 파악하고, 김씨와 전 남편의 혈액형과 비교해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뉴스1에 “혈액형 분류법에 의해 나올 수 있는 아이가 정해져 있는데, 국과수 감정 결과 등에서 아이를 바꿔치기한 동기와 관련한 중요한 내용이 나왔다”고 전했다. 병원에 출산 기록이 있는 여아의 혈액형은 김씨와 전 남편 사이에서 나올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 얘기로 해석된다. 경찰 주장대로라면 김씨는 첫출산 당시 이혼 전이었던 남편 사이에서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의 아이를 낳은 뒤 들통날 것을 우려해 어머니와 적극 공모해 바꿔치기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나아가 완벽한 범죄를 위해 김씨가 낳은 아이의 행방은 묘연케 하는데도 모녀가 공모했을 가능성도 있다. 

 

공교롭게도 석씨가 딸로 밝혀진 숨진 여아의 혈액형은 김씨와 전 남편 사이에서 나올 수 있는 혈액형이었다. 이는 경찰이 지난 17일 미성년자 약취와 사체유기 미수 혐의를 적용해 석씨를 검찰로 송치하면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확인한 바 있다. 따라서 김씨가 친아버지로 알려진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의 여아를 낳았으며, 이를 숨기려고 친동생을 딸로 둔갑시켜 키워왔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아울러 병원 출산 기록에서 드러난 아이의 혈액형과 숨진 3세 여아의 부검 결과 드러난 혈액형 역시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도 추론할 수 있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뉴스1에 “석씨와 김씨가 낳은 아이 둘 중 1명이 나올 수 없는 혈액형”이라면서도 “누군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은 전날 석씨가 근무한 회사에서 그의 PC를 압수수색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한 결과 출산을 앞둔 2018년 초 인터넷에서 ‘셀프 출산’과 ‘출산 준비’ 등을 검색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석씨가 홀로 출산하는 등 병·의원이 아닌 장소에서 아이를 낳았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 또 출산 추정 시기인 2018년 1~3월쯤 석씨가 평소보다 큰 치수의 옷을 입고다녔다는 증언도 확보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지난달 10일 석씨가 거주 중인 빌라 위층에서 여아가 숨졌다고 신고한 데서 발단이 됐고, 김씨와 석씨 모녀는 차례대로 구속됐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