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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김범수·배민 김봉진의 '통 큰' 선행…'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호평

입력 : 2021-02-18 21:45:32 수정 : 2021-02-18 21:4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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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문화 정착시 우리 사회에 신선한 바람"
우아한형제들 김봉진 설보미 부부(왼쪽),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 우아한형제들·카카오 제공

김범수(55) 카카오 이사회 의장에 이어 김봉진(45)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기로 하면서 우리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자수성가의 대표적 인물인 이들의 재산 사회 환원은 '부(富)의 대물림'으로 상징되는 기존 재벌 기업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기 때문이다.

 

소위 '금수저' 출신도 아닌 이들은 평범한 회사원으로 시작해 스타트업을 창업해 성공을 이뤘다.

 

김봉진 의장은 수도전기공고와 서울예술대학 실내디자인학과를 졸업한 뒤 디자인그룹 이모션, 네오위즈, 네이버에 다니다가 2010년 자본금 3천만원으로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했다.

 

'배달의민족'을 국내 배달앱 1위로 키운 김 의장은 2019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배민을 40억 달러(4조4천억원)에 매각했다.

 

김 의장이 매각 대금으로 받은 DH 주식의 가치가 뛰면서 그의 재산은 현재 1조원대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이 18일 세계적 기부클럽인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의 219번째 기부자이자 첫 한국인으로 이름을 올리면서 5천억원 이상을 기부하게 됐다.

 

앞서 지난 8일에는 김범수 의장이 카카오와 계열사 전 임직원들에게 보낸 신년 메시지에서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 재산의 절반 이상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그의 재산은 카카오 주식 등 10조원이 넘어 기부액이 5조원 이상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는 건국대 사대부고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SDS에 입사했다가 1998년 한게임을 창업했고 2010년 카카오톡을 내놓으며 화려하게 성공했다, 2014년에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을 인수했다.

 

이들의 모습은 그간 재벌 기업들이 재산 사회 환원보다는 부의 대물림에 더욱 집중하고 간혹 비리가 밝혀져 '속죄'의 뜻으로 마지 못해 기부에 나섰던 것과는 대비된다.

 

또 그동안 재벌 기업들은 주로 개인 재산보다는 회삿돈으로 기부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지만 김봉진 의장과 김범수 의장은 부를 사회와 나누는 가치와 사회 문제 해결을 기부 동기로 밝혔다.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으로 볼 수 있는 것이다.

 

김봉진 의장은 더기빙플레지에 제출한 서약서에서 "부를 나눌 때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며 "교육 불평등 문제 해결, 문화예술 지원, 자선단체들이 더욱 그 일을 잘할 수 있도록 돕는 조직을 만드는 것을 차근차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범수 의장은 "격동의 시기에 사회 문제가 다양한 방면에서 더욱 심화하는 것을 목도하며 더 결심을 늦추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들의 '통 큰' 기부가 자극제가 돼 재계의 기부 행렬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이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실 이런 기부 선언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생각보다 많이 보편화돼 있다"며 "한두 명의 개인적인 기부가 아니라 기부 행렬로 정착된다면 사회 전반적으로 신선한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기부 선언의 저의나 실제 이행 여부에 대해 의구심을 표현하는 사람도 있지만 자기 말에 무게를 실어 발표한 것인 만큼 그 자체가 이행을 위한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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