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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명까지만 입장할게요"…거리두기 1.5단계가 만든 예식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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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1-21 20:04:02 수정 : 2020-11-21 20: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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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당 1명씩으로 인원 제한…"하객 줄어 의미 없다" 볼멘소리도

"의자에 앉지 못한 분들은 죄송하지만, 예식장 안으로 들어오실 수 없습니다."

21일 오전 경기 수원시 팔달구 한 웨딩홀에서는 결혼식이 한창 진행 중이었지만, 10여 명의 하객은 식장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로비를 서성였다.

사회적 거리두기 1.5단계 시행에 따라 예식장의 경우 4㎡당 1명씩으로 인원 제한이 이뤄지면서, 웨딩홀 측이 식장 내 입장객 수를 100명으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이 예식장은 이날부터 방역지침 준수를 위해 식장 내에 100개의 좌석을 마련한 뒤 하객들이 객석에 앉아서만 결혼식을 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식장 내부에 서서 식을 구경하는 것이 금지되면서, 신랑 신부의 친구들이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어 주거나 뒤편에 서서 환호성을 지르는 등 결혼식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도 이날은 볼 수 없었다.

대신 연회장 내에 생중계 화면을 마련해 예식 진행 상황을 볼 수 있도록 조치했다.

웨딩홀 직원들은 "연회장에서 예식 생중계"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하객들을 안내했다.

웨딩홀 관계자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좌석 수를 넘는 하객들이 입장하는 걸 허용했지만, 방역 지침 준수를 위해 이번 주부터 정해진 인원만 입장하도록 조치했다"며 "이 시간 결혼식도 원래 하객 200명가량이 오기로 했으나 150명 정도만 참석했다"고 설명했다.

예식장에 몰린 하객들도 사람 몰리는 곳에 대해 두려운 기색이 엿보였다.

이날 결혼식을 찾은 A(26) 씨는 "간호사로 일하고 있어 웨딩홀에 올까 말까 무척 고민했지만, 너무 가까운 선배라 얼굴이라도 비추고 싶어 찾아왔다"며 "대신 식사는 하지 않고 곧바로 귀가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근의 또 다른 웨딩홀의 경우 하객 수가 줄어 썰렁한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이 웨딩홀 관계자는 "최근 확진자가 많이 늘어나면서 하객들도 방문을 꺼리는 분위기라 인원 제한이 크게 의미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연일 300명이 넘는 확진자가 이어지면서 결혼식 날짜가 얼마 남지 않은 예비부부들의 우려 섞인 문의도 끊이지 않고 있다.

한 웨딩홀 관계자는 "확진자 수가 300명대로 들어선 뒤에는 거리 두기가 2단계로 시행될 때의 조처를 묻는 고객들도 많아졌다"며 "다만 이 시기 예식을 진행하는 고객들은 이미 대부분 거리 두기 격상으로 식을 한번 미룬 적이 있어서 대부분 일정을 연기하거나 취소하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결혼식을 진행한 신랑 B(33) 씨는 "저번에 하객이 50명으로 제한된 후 한 차례 식을 미뤘던 터라 또 연기할 수는 없었다"며 "행복해야 할 날이 점점 스트레스가 되는 것 같아 내려놓는 심정으로 예식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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