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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검사로비 의혹’ 철저히 밝히되 수사 본질 흐려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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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10-18 23:51:39 수정 : 2020-10-18 23:5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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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정치인에 거액 주고 검사 접대”
라임 주범, 석연찮은 전방위 폭로
법무부·대검 ‘샅바싸움’할 때 아냐

라임자산운용 사태가 정관계·검찰에 대한 전방위 로비 사건으로 확대되고 있다. 라임 사태 주범으로 꼽히는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은 지난 16일 옥중 입장문을 통해 “여당뿐 아니라 야당 유력 정치인에게 수억원을 건넸고 현직 검사들에게 1000만원 상당의 술 접대를 했다”고 폭로했다. 또 검찰이 원하는 결론에 맞춰 수사를 했고, 전관 변호사를 통해 특정 정치인이 사건에 관련 있다는 진술을 하라는 협박도 했다고 밝혔다. 사실이라면 검찰의 국기문란 행위에 해당하는 중대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충격적이다. 법무부가 감찰에 착수한 데 이어 윤석열 검찰총장이 직접 수사를 지시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사기 혐의자의 폭로를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없지만 무시하기엔 내용이 구체적이다. 김씨는 야당 인사 금품로비에 대해 “라임 펀드 판매 재개 관련 청탁으로 우리은행 행장 로비와 관련해서 검사장 출신 야당 쪽 유력 정치인, 변호사에게 수억원을 지급했고 우리은행 행장, 부행장 등에게 로비를 했다”고 밝혔다. 현직 검사 3명에게 향응을 제공한 시간·장소를 특정하면서 이 중 한 명이 라임 수사 책임자라고도 했다. 지난 4월 자신이 체포된 당일 변호사가 “전에 봤던 검사들 얘기 꺼내지 말라”며 “수사팀과 의논 후 도울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고 했다. 검사가 로비를 받고 ‘왜곡 수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진상 규명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문제는 김씨의 폭로 의도와 내용이 석연치 않다는 점이다. 거론된 야당 정치인은 “김씨와 전혀 관계가 없다”고 했고, 검사들은 “김씨를 본 적도 없다”고 했다. 김씨가 “오직 여당 유력 정치인들만 수사가 진행됐다”며 “짜맞추기식 수사”라고 주장하는 것도 미심쩍다. 김씨가 여권과 결탁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나온다.

법무부는 어제 김씨를 조사해보니 검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감찰과는 별도로 수사 주체와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러자 대검은 “검찰총장에 대한 중상모략”이라고 반박했다. 여당은 “김씨의 말이 사실이라면 통제받지 않는 검찰이 진실을 왜곡하고 정쟁을 유발해 정치개입을 시도한 또 다른 사례”라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 사태를 ‘아전인수’ 격으로 이용하려는 건 진상 규명에 방해가 될 뿐이다. 모두 자중해야 한다. 정관계 및 검사 로비 의혹은 철저히 수사해야 하지만 수사의 본질을 흐려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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