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반도프스키 vs 메시… 유럽 챔스리그 8강서 맞붙는다

2020년 발롱도르 시상 무산… 유력 수상후보 대결 관심
뮌헨, 16강 2차전서 첼시에 대승… 레반도프스키 2골 2도움 맹활약
바르샤도 나폴리 꺾고 8강 티켓… 메시, 수비수 5명 제치고 ‘원더골’
두 팀 15일 리스본서 4강행 격돌

뮌헨 공격수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가 9일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첼시와의 2019∼2020 UCL 16강 2차전 홈 경기에 득점에 성공한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뮌헨=AP연합뉴스

매년 유럽축구 정규시즌이 끝날 무렵이 되면 전 세계 축구계는 12월 열릴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영예를 차지할 선수가 누구인지 예상하기 바쁘다. 발롱도르는 한 해 최고의 활약을 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상이지만 여름에 끝나는 정규시즌과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성적이 결정적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올해는 시즌 종료를 앞두고 독일 분데스리가와 컵대회 등을 통틀어 50골을 돌파한 로베르트 레반도프스키(32·바이에른 뮌헨)가 강력한 수상 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다, 시즌 막바지에 단골 수상자인 리오넬 메시(33·FC 바르셀로나)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20골-20도움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며 따라붙었다. 그러나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이들의 경쟁에 브레이크를 걸었다. 시상식을 주최하는 프랑스 축구잡지 ‘프랑스풋볼’이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은 시즌의 특성을 감안해 지난달 올해 시상자를 뽑지 않겠다고 발표한 탓이다. 레반도프스키와 메시 중 누가 2020년 최고의 선수인지는 영원히 알 수 없게 됐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가 9일 열린 UCL 무대에 나란히 섰다. 코로나19로 중단됐던 2019~2020 UCL이 8일 재개된 가운데 레반도프스키의 소속팀 바이에른 뮌헨과 메시의 소속팀 FC바르셀로나가 각각 16강 2차전 경기에 나섰다.

이 중 뮌헨은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첼시와의 16강 2차전 홈 경기에 4-1 대승을 거뒀다. 이 경기에서 레반도프스키는 2골 2도움으로 팀의 모든 골에 모두 관여하는 특급 활약을 펼쳤다. 전반 10분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선제골을 뽑았고, 전반 24분에는 이반 페리시치에게 절묘한 패스를 건네 도움을 만들었다. 전반 44분 첼시의 태미 에이브러햄이 한 골을 만회해 추격하자 뮌헨이 후반 31분 코렌틴 톨리소의 득점으로 달아났다. 레반도프스키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톨리소가 마무리했다. 여기에 레반도프스키는 후반 39분 헤딩슈팅으로 득점을 추가해 경기에 쐐기를 박았다. 이로써 뮌헨은 전 세계 축구가 마비되기 전인 지난 2월 열렸던 1차전 3-1 승리에 이어 이날도 완승하며 1, 2차전 합계 7-2로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같은 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노우에서 열린 UCL 2차전에서는 바르셀로나가 메시의 득점 등에 힘입어 3-1로 승리했다. 전반 10분 코너킥 상황에서 클레망 랑글레가 헤딩 선제골을 뽑은 뒤 전반 23분 메시가 페널티지역 안에서 상대 수비 5명을 제치고 ‘원더골’을 터뜨려 상대의 기세를 완전히 눌렀다. 메시는 전반 추가 시간 칼리두 쿨리발리로부터 페널티킥을 유도해냈고, 이를 루이스 수아레스가 쐐기골로 마무리했다. 2월 1차전 원정경기에서 1-1로 비긴 바르셀로나는 1, 2차전 합계 4-2로 8강 진출 티켓을 따냈다.

바르셀로나 공격수 리오넬 메시가 9일 스페인 바르셀로나 캄노우에서 열린 나폴리와의 2019∼2020 UCL 16강 2차전 홈 경기에 득점에 성공한 뒤 환호하고 있다. 바르셀로나=AP연합뉴스

이날 경기 결과로 뮌헨과 바르셀로나의 8강 대진이 결정됐다. 올해 발롱도르에서 가장 강력한 수상 후보였던 두 선수가 이끄는 팀들이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두 팀의 대결은 15일 오전 4시(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열린다. 축구팬들은 두 선수가 그라운드에서 펼치는 맞대결을 통해 ‘올해 발롱도르의 수상자는 과연 누가 됐을까’를 간접적으로나마 추측해볼 수 있게 됐다.

서필웅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