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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의 옹고집…서양에선 아직도 마스크 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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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6-29 13:53:30 수정 : 2020-06-29 13:5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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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71%·영 31% 착용…북유럽 공공장소 5% 미만
"부끄럽고 약하다"…의무 아니면 거의 안쓸 듯
정치선동·선입견 탓…아시아 80∼90% 동참과 대조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가운데)이 28일(현지시간) 미네소타 주 로체스터 '메이오 클리닉'을 방문,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연구진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미 언론은 이날 펜스 부통령 혼자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며 코로나19 대응을 총괄하는 정부 태스크포스(TF) 책임자로서 보건당국의 지침과 이 병원의 지침을 어겼다고 비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하는데 마스크 착용이 필수적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미국이나 유럽 등 서구에서는 아직 마스크 착용률이 떨어지는 것으로 집계됐다.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 아시아국가에서 마스크 착용률인 90%에 육박하지만, 미국에서는 71%, 영국에서는 31%밖에 안 되고, 스웨덴·노르웨이·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들은 5% 미만인 것으로 조사됐다.

서구에서 마스크를 쓰는 것은 수치스럽고, 취약성의 상징이라는 부정적인 인식이 있는 데다 보건당국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초반에 일상적 마스크 착용의 효용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고, 정치지도자들도 착용하지 않은 데 따른 현상이라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 저널(WSJ)은 29일 분석했다.

29일 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2∼6월 국가별로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한다고 응답한 비율을 조사한 결과, 가장 최신 응답 기준 미국은 71%(22일), 독일은 64%(18일), 영국은 31%(25일)를 기록했다.

아시아 국가에서는 싱가포르 92%(19일)를 필두로 말레이시아 89%(22일), 홍콩 86%(22일), 대만 85%(22%) 등으로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률이 90%에 육박하는 데 비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특히 북유럽 국가들의 경우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률이 지난달 25일 기준 덴마크 3%, 스웨덴 4%, 노르웨이 5% 등으로 5% 이하를 기록해 극도로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WSJ은 코로나19 확산 속도를 늦추는데 마스크가 필수적인데도 서구에서 마스크가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 정부 관리들과 그들의 보건 조언자들을 지목했다.

면 마스크나 종이 마스크 착용을 코로나19 확산을 저지할 싸고 효과적인 방안으로 강권해온 일부 전문가들은 마스크의 효용을 둘러싼 초기 불협화음 때문에 전반적인 마스크 착용이 저조해졌다고 지적한다.

마스크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응하는 공공정책의 핵심이라는 데에는 현재 과학자들과 의사들 간에 의견이 일치한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N95 수준 마스크 이상이 돼야 작은 바이러스 입자까지 걸러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을 사태 초기에 마스크 착용자의 입장에서 제시하곤 했다.

다른 전문가들은 수제 마스크나 덴탈 마스크로도 말하기나 기침, 재채기로 인한 침방울을 차단할 수 있어 바이러스 확산을 억제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각국 보건당국은 이 견해에 더 큰 무게를 싣고 있다.

미국과 유럽 여러 국가에서 상점이나 공공교통수단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지만, 각종 연구 결과를 보면 의무가 아니라면 대체로 마스크 착용을 꺼리는 게 드러난다.

영국의 런던 미들섹스 대학과 미국 버클리대학 수리과학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남성은 여성보다 마스크 착용이 창피하고, 쿨하지 않고, 취약성과 부정적 인식의 상징이라는 데 동의하는 비율이 높았다.

독일 밤베르크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럽에서 마스크 착용을 받아들이는 비율은 여전히 낮다.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쓰는 것을 낯설게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유럽국가에서는 다른 형태로 얼굴을 감싸는 데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추정도 있다.

오스트리아와 프랑스, 벨기에에서는 이슬람 베일 착용이 금지돼 있다. 다른 유럽 국가들은 집회 시위 때 마스크 착용을 금지했다. 은행에서의 마스크 착용은 안전상의 이유로 금지돼 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는 "마스크는 우리 문화에서 낯설다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칼 라우터바흐 독일 전염병 전문가는 마스크 착용을 거절하는 것은 정체성과 연계된 문제라고 분석했다.

그는 "모든 의학 전공 학생은 마스크가 전염병을 예방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마스크를 착용하는 비율은 매우 낮다"면서 "롤모델이 없는 점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마스크 착용을 추천했지만, 스스로 쓰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한국이나 대만 등 아시아 국가들과는 대조적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국민 대다수가 마스크를 착용하는 아시아 국가는 경제활동 봉쇄 없이도 신규 확진자수를 낮은 수준에서 유지하고 있다.

750만명이 거주해 세계 최고로 인구가 밀집한 홍콩은 코로나19 사망자가 6명에 불과하다. 비결은 마스크 착용에 있다. 홍콩에서 아침 출근 시간대 마스크 착용률은 97%다. 마스크를 안 쓰는 3%는 미국인이나 유럽인이라고 홍콩 정부에 자문하는 코로나바이러스 전문가는 설명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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