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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공동선언 20주년… 다시 기로에 선 남북관계 [뉴스+]

입력 : 2020-06-15 06:00:00 수정 : 2020-06-15 09: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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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교류 새 장 연 선언… 北核·南 대북정책 따라 부침 거듭 / MB정부 들어 ‘선 핵폐기’ 원칙 / 박근혜정부선 개성공단 중단 / 文정부 들어서도 ‘롤러코스터’ / 하노이 북·미회담 노딜로 경색 / 최근 대북전단으로 갈등 심화 / 北, 군사행동 등 도발 위협에도 / 여권의원 173명 “종전선언하자”

“남과 북은 지금까지의 대결의 시대에 종지부를 찍었다.”(2000년 6월 15일 김대중 대통령)

2000년 6월 13일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김대중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남북 정상이 처음 만나 평화 통일 등의 내용에 합의한 6·15 남북공동선언이 20주년을 맞았다. 지난 20년간 남북관계는 대결의 시대가 끝날 것이라는 기대가 부풀다가 북한 핵개발 문제와 맞물려 긴장이 고조되는 등 양 극단을 오갔다. 최근에는 북한이 남북 간 통신선 단절에 이어 군사적 행동까지 예고하면서 남북 갈등은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다. 20주년이 무색해진 셈이다.

평화통일 문화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하루 앞둔 14일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 갈대광장에서 열린 6·15공동선언 20주년 평화통일 문화제에서 임진강예술단이 북한예술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파주=뉴시스

◆화해협력 선언에 교류 크게 늘어

 

김 전 대통령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2000년 6월13일 평양에서 역사상 첫 남북정상회담을 갖고 15일 6·15 공동선언을 채택했다. 6·15 공동선언은 한반도 정세의 큰 전환점으로서 남북 화해협력 시작의 계기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남북 정상이 직접 논의해 결론내고 공표했다는 점에서 위임 형식의 이전 공동성명이나 합의와 다른 데다 통일 방향과 교류 협력 방식이라는 큰 틀에서 이뤄진 합의였기 때문이다.

 

선언의 가시적 성과는 금방 드러났다. 각 분야에서 전례없이 남북 교류가 크게 늘었다. 1971년∼1999년 연평균 12회가량이었던 남북회담은 2000년 한 해에만 27회 열렸다. 1989∼1999년 연평균 1029명에 불과했던 남북 간 왕래 인원도 2000년엔 7280명으로 급증했고 2008년엔 18만6775명으로 최다인원을 기록했다.

 

민간 부문의 경제협력도 활발히 이어졌다. 현대아산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합의해 남측의 자본과 기술, 북측의 토지와 인력을 결합해 개성공단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금강산관광사업, 철도·도로 연결사업 등도 진행됐다.

◆극단 오가는 남북관계

 

하지만 이후 남북관계는 정권 교체에 따른 상반된 대북정책 등으로 진전과 후퇴를 오가며 부침을 거듭했다. 무엇보다 북한의 핵 개발이 남북관계를 위협했다. 2006년 북한의 첫 핵실험이 이뤄질 때만 해도 이듬해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2차 남북정상회담을 가져 상황은 나쁘지 않게 흘러갔다.

북한이 남북 간 모든 통신연락 채널을 완전히 폐기한다고 밝힌 9일 경기도 파주 통일대교 남단에 긴장감이 돌고 있다. 파주=하상윤 기자

그러나 2008년 이명박정부 들어 남북관계는 사실상 6·15 공동선언 이전으로 돌아갔다. 이명박정부는 ‘선(先) 핵 폐기’ 원칙을 내세웠고 북한은 강경 대응했다.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씨 피살사건 이후 금강산관광이 중단됐다. 2009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 2010년 천안함 폭침이 이어졌고 이명박정부가 대북 교류·교역을 중단하는 5·24 조치를 시행하면서 남북관계는 급속히 얼어붙었다. 박근혜정부에선 2016년 초 북한의 4차 핵실험, 장거리로켓 발사 후 개성공단 가동이 전면 중단됐다. 문재인정부 출범 후 남북관계도 롤러코스터처럼 출렁였다. 2018년 3차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졌고 문 대통령이 평양 5·1 경기장에서 평양시민 앞에서 연설을 했다. 하지만 지난해 2차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나면서 남북관계는 경색국면에 빠졌다.

평화나비 날리기 14일 오전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에서 열린 ‘6·15 공동선언 20주년 기념 함평나비 날리기’ 행사에서 참가자들이 평화나비 615마리를 날리고 있다.
파주=뉴스1

◆北은 도발 위협하는데 범여권 173명 “종전 선언하자”

 

북한은 최근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 삼아 대남 압박을 시작하더니 지난 13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을 통해 군사적 행동을 예고해 남북관계가 과거의 대결구도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대기로에 선 남북관계를 풀어가기 위해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지난 11일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에서 “결코 실망하지 말고 인내심과 일관성 신축성을 유지하면서 기회를 포착하고 만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난 11일 경기도 파주 임진강 철책선 너머로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가 한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시스

범여권 의원 173명은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을 맞아 15일 ‘한반도 종전선언 촉구 결의안’을 발의한다. 북한이 군사행동을 위협하는데도 개의치 않겠다는 것으로 비친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168명이 참여하고 김경협 의원이 대표발의하는 결의안은 당사국인 남·북·미·중이 종전선언을 조속히 실행함과 동시에 법적 구속력을 갖는 ‘평화협정’ 체결 논의를 시작할 것을 촉구했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 성과 도출, 남북의 남북정상선언 내용 이행 등을 요구하는 내용 등도 담았다. 김 의원은 14일 “종전선언은 북측이 원하는 체제 보장에 긍정적 시그널로 작동해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백소용·곽은산 기자 swini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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