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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 주범’ 金회장, 청와대 거론하며 억대 요구

입력 : 2020-03-23 06:00:00 수정 : 2020-03-22 22: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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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초기부터 사업가에 접근 / “금융 애로사항 100% 해결” 장담 / 투자와 무관 무차별 돈 갈취 정황 / 靑 “친분관계 주장은 사실무근” / 지인 “金회장 라임 錢主는 아닌 듯 / 트렁크 20억, 후배가 훔쳐갔다 해” / 통합당 “친문라임 조사특위 구성” / 檢 ‘靑행정관 언급’ 前센터장 조사

‘라임사태’의 주범으로 지목된 김모(46) 전 스타모빌리티(옛 인터불스) 회장이 문재인정부 청와대 고위관계자 2명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다니며 사업가들에게 로비 대가로 억대의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라임사태 주범들이 자신들에게서 투자를 받은 코스닥 상장사를 상대로 리베이트를 받은 뒤 이를 로비자금으로 사용했을 가능성은 제기됐지만, 자신들의 투자와 상관없는 사업가들을 찾아다니며 청와대 친분 등을 뒷배 삼아 금품을 갈취하려든 정황이 나온 건 처음이다.

 

22일 자본시장업계 등에 따르면, 김 전 회장은 문재인정부 초기부터 몇몇 사업가들에게 접근해 “당신의 사업을 정부에서 좋지 않게 보고 있다. 내가 청와대와 금융감독원에 힘을 행사해 정부의 오해를 풀어주겠다”며 금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이 과정에서 청와대 고위관계자 2명과의 친분을 강조했는데 반신반의하던 사람들도 김 전 회장이 재향군인상조회를 인수하는 과정을 지켜보며 그가 청와대와 연결돼 있다는 믿음을 갖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회장은 로비 대가를 요구하며 특히 “금융 관련 애로사항은 100% 풀어줄 수 있다”고 장담했다고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우리를 안 좋게 본다며 접근해서는 사실상 돈을 갈취하려 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 말 재향군인회 상조회를 인수한 뒤 상조회 자금을 라임 펀드로 빼돌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뒷말이 많았던 상조회 인수과정과 라임사태를 두고 사건 관계자들이 “청와대 관계자들이 라임사태를 막기 위해 힘을 쓰고 있다”고 말하는 녹취록도 등장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세계일보 취재 결과, 김 전 회장은 지인들에게 “2018년 모 호텔에 차를 세워 뒀는데, 아는 후배가 트렁크에 있던 20억원을 갖고 도망을 가버렸다”고 말했다. 김 전 회장은 2018년 경기도의 한 운수업체를 인수한 뒤 회삿돈 161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전 회장뿐만 아니라 당시 이 운수회사를 인수하는 데 관여한 증권사 출신 재무이사 A씨 역시 도피 중이다. 김 전 회장 주변에선 20억원이 도피 중인 A씨의 도피자금으로 들어갔거나 정·관계 ‘로비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김 전 회장의 실체를 두고 일부에선 라임사태의 ‘전주’(錢主)라고 지목하지만, 그의 지인들은 “실체와 다소 거리가 있는 말”이라고 얘기한다. 김 전 회장은 복잡한 금융실무를 처리할 만한 능력이 없고 보유 자금도 전주라고 불릴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김 전 회장의 한 지인은 “김 전 회장이 인수합병(M&A) 시장에 참여한 건 최근이고 원래는 동대문 옷 장사부터 시작해 부동산 사업을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은 이날 “2조 사기 라임사태 본질이 드러나고 있다. 천문학적 돈이 친문(친문재인) 인사에 대한 로비자금으로 쓰였다는 보도와 정황들이 드러나고 있다”며 ‘친문라임게이트 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했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는 최근 장모 전 대신증권 반포WM(자산관리)센터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씨는 라임 관련 펀드 투자금을 집중적으로 유치한 인물로, 투자자에게 ‘금융감독원 출신 전직 청와대 행정관이 문제 해결에 개입했다’는 취지로 대화하는 녹취록이 공개돼 주목받기도 했다.

 

박현준·김민순·이종민 기자 hjun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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