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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병원·교회·PC방 등 확진 늘어…'조용한 집단감염'

,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입력 : 2020-03-16 06:00:00 수정 : 2020-03-16 07:2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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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산발적 감염 확산세 / 확진자 80.8%가 집단감염 관련/ 해수부發 양성 반응 2명 더 증가 / “다중이용시설 관리 강화 중요 / 종교행사 자제 등 실천 계속을” / 매출액 감소한 의료기관 지원 / 건보 선지급 전국 범위로 확대

“조용하게 진행되는 감염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부본부장이 15일 정례브리핑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 사례로 확인된 ‘구로 콜센터’를 언급하면서 한 말이다. 구로 콜센터뿐 아니라 최근 확진자가 계속 나오고 있는 분당제생병원, 세종시 해양수산부 등 사례가 그간 진행된 ‘조용한 집단감염’을 방역당국이 이제야 확인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설명이다. 권 부본부장은 “(이 사례들이) 드러날 때까지 어떤 감염경로로 누구를 거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됐는지를 철저하게 역학조사하고 있지만 여전히 규명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신규 확진자가 이날 두 자릿수로 내려앉으면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겉으로는 둔화한 것처럼 보이지만, 이런 조용한 집단감염이 현재에도 방역당국의 감시망을 피해 진행 중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단 뜻이다.

실제 전체 코로나19 확진 사례 중 집단감염 관련 사례가 80%를 넘는 상황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전국 확진자 8162명 중 집단감염 관련 사례는 6593명으로 약 80.8%를 차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1569명 중에서도 조사·분류 중인 사례가 포함된 만큼 실제 집단감염 관련 사례 비중은 이보다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방역당국은 집단감염 관련 수도권 지역 확산세를 주시하고 있다. 권 부본부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여러 사업장, 종교시설, PC방, 의료기관 등을 중심으로 소규모 유행이 지속되고 있다”며 “집단시설이나 다중이용시설, 특별히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예방관리를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구로 콜센터 관련 확진자가 계속 늘고 있다. 구로구는 이날 관내 3번 확진자의 남편(53)과 6번 확진자의 아들(8)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코리아빌딩 콜센터 확진자가 구로구에서만 20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방대본은 구로 콜센터와 관련해 지난달 22일 코로나19 증상이 나타난 10층 근무 직원이 이 집단감염의 출발점이 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방대본 공식 집계 기준으로 구로 콜센터 관련 확진자는 이날 127명으로 전날보다 12명 늘었다.

확진자 예배 본 교회 폐쇄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서울 구로구 콜센터 상담원이 예배를 본 부천 생명수교회의 확진자가 총 14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15일 이 교회의 출입문이 폐쇄돼 있다. 부천=이제원 기자

이뿐 아니라 동대문구 동안교회·PC방 관련 24명, 은평성모병원 14명, 성동구 주상복합아파트 관리사무소 관련 13명, 명륜교회·노인복지관 등 종로구 관련 10명, 중구 패션회사 관련 7명, 신천지 관련 3명 등 소규모 집담감염 사례가 서울에서 잇따르는 상황이다. 서울 도봉구에서는 창5동 소재 강남퀸즈 산후조리원 근무자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산후조리원 직원이 코로나19에 걸린 것은 확진자 직업이 알려진 사례 중 처음이다.

 

경기 지역에선 성남시 분당제생병원과 관련해 이날 자가격리 중이던 61병동 간호인력 A(53·여·성남시 분당구)씨와 응급실 근무자 B(28·〃·서울 노원구)씨가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분당제생병원 관련 확진자는 총 22명이 됐다. 성남 수정구 양지동 ‘은혜의 강’ 교회 목사 부부도 이날 오전 6시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교회 관련 확진자는 모두 6명이 됐다. 정부부처 중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있는 해양수산부의 경우 주말 새 확진자가 2명 추가돼 이날 총 확진자 수는 27명이 됐다.

산발적인 집단감염이 잇따르면서 전문가들이 한목소리로 강조하는 게 ‘사회적 거리두기’다.

김신우 경북대 감염내과 교수도 “신규 확진자가 두 자릿수로 줄었다지만, 이 자체로도 사실 엄청난 숫자이기에 현 상황에서는 의학적으로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더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승헌 고려대안산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도 “일반 시민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정부는 현재 늘어나는 확진자 관리·치료에 대한 준비 계속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부는 이날 방역 최전선에 있는 의료기관 지원 대책을 내놨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현재 대구·경북 의료기관에 적용 중인 건강보험 선지급 지원을 전국 범위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진자 진료로 지난해 대비 매출액이 감소한 전국 의료기관에 대해 전년 같은 달 건강보험 급여의 90∼100%를 우선 지급받고 사후에 차액을 정산하도록 한 것이다. 오는 20일부터 음압격리실 입원료를 20% 인상하는 등 관련 의료 수가도 인상하기로 했다.

 

김승환·유지혜·송민섭 기자, 세종=박영준 기자 hw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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