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커지는 우한發 리스크에… 한국 경제도 ‘콜록’ ['우한 폐렴' 비상]

, 우한 폐렴

입력 : 2020-01-28 06:00:00 수정 : 2020-01-27 23:15:20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정부·한은 사태추이 모니터링 / 관광·유통산업 타격 불가피 / ‘사스’ 때 年성장률 0.25%P ↓ / 계획된 투자 예산 신속 집행 / 불안 확대땐 비상계획 실행 / 기업 ‘출장 자제령’ 등 비상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오른쪽)이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중앙사고수습본부 1차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이 확산하면서 우리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민간의 소비와 투자, 수출 등 주요 부문의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우한 폐렴 사태가 악화하면 올해 2.4%의 성장률 목표를 제시하고 경기 반등의 동력을 마련하려던 정부의 구상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급감하면 소매판매를 비롯해 여행·관광·유통 업종을 중심으로 한 서비스업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앞서 2003년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사스), 2009년 신종플루(H1N1), 2015년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등의 전염병이 발병했을 때 우리 경제에 미친 악영향이 상당했다. 사스는 연간 경제성장률을 0.25%포인트, 신종플루는 0.1~0.3%포인트, 메르스는 0.2%포인트 하락시킨 것으로 추정됐다. 이에 정부와 한국은행은 잇따라 긴급회의를 열고 국제금융시장 상황과 국내에 미칠 영향을 점검했다.

정부는 27일 오후 서울청사에서 김용범 기획재정부 제1차관 주재로 긴급 확대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우한 폐렴 확산에 따른 금융·외환시장 영향 등을 점검했다. 회의에는 기재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 국제금융센터 등 관계자가 참석했다. 김 차관은 “사태가 종결될 때까지 관계기관들이 상황을 냉철하게 인식하고 방역 분야뿐만 아니라 금융·외환과 실물경제 분야에서도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기민하게 대응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이번 사태가 장기화하면 최근 미·중 1차 무역합의로 마련된 세계경제 개선 기대가 약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하면서 “계획된 민간·민자·공공투자 100조원, 투자·소비 관련 세제지원, 정책금융 479조원 등을 신속히 집행하는 등 경기 반등 모멘텀 확보에 차질이 없도록 범정부 차원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긴급 간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도 이날 우한 폐렴을 안건으로 한 기재부 간부 회의에서 “확산 방지를 위해 충분하고 신속한 예산 지원이 이뤄지도록 조치하라”고 당부했다. 그는 향후 예산이 부족하게 된다면 예비비 편성 등을 위해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홍 부총리는 “현재까지는 실물경제 영향이 가시화되지는 않고 있으나 확산 상황 등에 따라 국내 경제에도 부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금융시장 불안이 확대된다면 컨틴전시 플랜(비상 계획)에 따라 시장 안정 조치를 적기에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금융·경제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해 “도쿄증시가 2% 급락하는 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우려에 국제금융시장 투자심리가 위축하고 있다”며 “경계감을 갖고 국내외 금융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간부들에게 주문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현안 점검회의를 열어 “필요할 때 시장안정 조치, 피해 분야 지원 등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간부들에게 당부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 뉴시스

정부는 28일 오전 서울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주재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관련 방역예산 지원 및 경제영향 최소화 점검을 위한 긴급 관계장관회의’를 갖는다.

우한 폐렴 확산에 따라 기업들도 속속 비상체계 가동에 들어갔다. 중국 우한 지역에 공장이 있는 SK종합화학은 현지 주재원을 모두 귀국시키고 출장 금지령을 내렸다. 현지 임직원에게는 마스크와 응급 키트를 제공하고 조회 등 단체활동도 제한했다. 포스코도 우한 공장과 인근 지역에 대한 출장을 자제하고 있다.

우한시가 속한 후베이성 이외 지역에 현지 거점을 둔 기업들도 사태를 예의 주시하는 모습이다. 장쑤성 옌청에 기아차 합작법인 공장을 운영하는 현대차그룹은 이번 사태의 향후 상황 진행에 따른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했다. 이달 중순부터 우한 지역의 출장을 금지한 LG전자는 최근에는 중국 전역의 출장을 자제하도록 했다. 삼성전자도 톈진과 시안 등에 있는 공장과 관련한 출장을 자제시켰다. 국내 항공사들은 중국 노선을 예매한 승객의 환불 수수료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국제유가 60달러 밑으로… 석달 만에 최저치

 

중국 ‘우한 폐렴’ 확산 여파로 국제유가가 27일 배럴당 60달러 밑으로 떨어지며 세 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3월물 가격은 한국 시간으로 이날 오후 7시 현재 배럴당 58.69달러까지 떨어져 지난 24일 종가 대비 3.3%의 낙폭을 보였다. 브렌트유가 60달러 밑으로 내려간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세 달 만이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장중 한때 52.15달러까지 떨어졌다가 현재는 3.27% 내린 52.42달러 내외로 거래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에너지 장관인 압둘아지즈 빈 살만은 이날 오전 우한 폐렴 상황이 중국 경제 및 원유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유가는 약세를 이어갔다.

 

글로벌 증시도 우한 폐렴 확산의 여파를 피해가지 못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이날 2.03% 내린 2만3343.51로 거래를 마감했고, 토픽스지수도 1702.57로 전 거래일보다 1.61% 하락했다. 중국, 홍콩, 대만 증시는 춘제 연휴로 개장하지 않았다.

 

세종=우상규 기자, 김준영·임국정 기자 skwoo@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