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오신환 원내대표의 반대에도 주요 당직자 인선을 강행하면서 당내 갈등이 일촉즉발 상태에 빠졌다.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 지 2주차에 들어섰지만 내홍수습은커녕 더욱 악화하는 양상이다.
손 대표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 정책위의장과 사무총장에 초선 비례대표인 채이배·임재훈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공석인 수석대변인에는 역시 초선 비례대표인 최도자 의원이 선임됐다. 손 대표는 바른정당계의 반발에도 “지난주부터 협의했다”며 임명을 강행했다.
오 원내대표를 포함한 바른정당계는 즉각 반발하며 손 대표의 사퇴를 촉구했다. 오 원내대표는 비공개회의에서 채이배 신임 정책위의장을 자신이 주관하는 원내대책회의에 참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정책위의장은 원내대표와 호흡을 맞춰야 하므로 (당 대표의) 임명권을 떠나서 원내대표와 의견을 조율하는 게 상식”이라며 “긴급하게 안건을 상정해 날치기 통과시키려는 것은 옳지 않다”고 따졌다.
바른정당 출신 하태경·이준석·권은희 최고위원 등 3명도 즉각 손 대표의 당직 임명 철회안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 최고위원회의 소집을 요청했다.
현재 당 최고위는 9명으로 구성돼 있어 소집요건을 충족한다.
오 원내대표는 이날 김수민 최고위원을 원내대변인에, 유의동·지상욱·김삼화·신용현 의원을 원내부대표에 임명했다. 현재 최고위 구성이 손 대표 측 4명, 오 원내대표 측 4명으로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가운데 ‘캐스팅 보트’로 지목되는 김 최고위원이 오 원내대표와 함께 호흡을 맞추게 되면서 오 원내대표에게 더욱 힘이 쏠리게 됐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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