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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5·18' 광주행 다음은 '盧 10주기' 김해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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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9-05-19 19:00:00 수정 : 2019-05-19 16: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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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盧 10주기' 추모식에 황교안 등 한국당 지도부 참석 여부 주목 / 8주기와 9주기 추모식 때는 한국당 대표 참석 않고 그냥 건너 뛰어 / "정치인은 반대 피하지 말고 정공법으로 맞서야" 조언에 무게 실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39주기 추모식에 아주 ‘힘겹게’ 다녀왔다. 기념식에선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의 악수가 이뤄지지 않아 ‘결례’ 논란이 일었고, 기념식 후에도 시민 등의 거센 항의로 인해 예정된 추모탑 분향조차 하지 못하는 등 온갖 우여곡절이 있었다.

 

정치권과 법조계의 시선은 이제 오는 23일 열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0주기 추도식에 황 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가 과연 모습을 드러낼 것인지에 쏠린다. 만약 황 대표가 ‘김해행(行)’을 결심한다면 ‘광주행’ 못지않은 힘겨운 일정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운데)와 당 지도부가 지난 3월5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있다. 뉴시스

◆8주기와 9주기 추모식 건너 뛴 한국당 대표

 

19일 정치권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한국당은 지난해 5월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노 전 대통령 9주기 추도식에 아무도 보내지 않았다. 2017년 5월23일 8주기 추모식의 경우 당대표나 원내대표 대신 박맹우 당시 사무총장이 참석한 것에 그쳤다.

 

다만 올해는 나라의 큰 어르신인 전직 대통령의 10주기 추모식이란 점에서 지난 몇 해 동안 열린 추모식과는 의미가 크게 차이가 난다는 지적이다. 재임 시절 노 전 대통령과 8차례 한·미 정상회담을 가졌던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참석까지 예고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야 ‘남은 임기 중 노 전 대통령 추모식을 찾지 않겠다’는 취지의 선언을 한 만큼 직접 참석하지 않겠지만 문희상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등 다른 주요 인사들은 총출동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에는 원내 2당이자 제1야당의 대표가 정파와 이념을 떠나 국내외 요인들과 자리를 함께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한국당 안팎에서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운데)가 지난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에 참석하려다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 6주기 추모식 때 야유와 욕설 받아

 

물론 부담스러운 대목도 없지 않다. 2015년 6주기 추모식에 참석한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현 한국당) 대표는 일부 추모객의 야유와 욕설 속에 물병 투척까지 당했다.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인 노건호씨는 유족 대표로 한 인사말에서 새누리당을 겨냥해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놓고서 반성하지 않는다”고 통렬한 비판을 가했다. 이 대목을 듣는 김 대표가 얼굴이 잔뜩 굳은 채 쓴웃음을 짓는 모습이 TV 카메라에 잡혀 안타까움을 사기도 했다.

 

황 대표나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로선 노 전 대통령 10주기 추모식에 참석할 경우 앞서 5·18 기념식장에서 직면한 것 이상의 ‘고초’를 겪을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한다는 뜻이다.

 

추모식장에서 최근 보석으로 풀려난 김경수 경남지사와 ‘조우’할 가능성도 있다. 김 지사는 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한국당은 그가 연루된 ‘드루킹’ 댓글조작 사건 진상규명 촉구에 앞장섰다. 이 때문에 김 지사 지지자들이 황 대표 등 한국당 지도부와 충돌을 빚는 돌발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장에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유시민의 재점화로 아방궁 논란 또 불 붙나

 

황 대표는 불과 2개월 여 전인 지난 3월5일 봉하마을을 방문해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했다. 원내 2당이자 제1야당 대표가 된 것이 계기였다. 당시 방명록에 “노 전 대통령의 통합과 나라 사랑의 정신을 깊이 기억하겠다”고 적은 황 대표는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와 만나 30분가량 대화했다.

 

권 여사는 한국당의 전신인 옛 한나라당이 봉하마을 사저를 ‘아방궁’이라고 비난한 점을 떠올린 듯 황 대표한테 “아방궁이 맞는 것 같다”고 뼈있는 농담을 했다. 최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옛 한나라당의 아방궁 비방을 두고 “용서할 수 없다”고 했다.

 

일각에선 황 대표가 일부 시민의 격한 반발과 그로 인한 동선 제한 등 험로가 예상되더라도 ‘김해행’을 결심하는 게 옳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반대가 두렵다고 피해선 안 되고 정공법으로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황 대표는 지난 18일의 ‘광주행’ 이후 내놓은 입장문에서 이렇게 밝혔다.

 

“저의 방문을 거부하고 항의하신 분들의 심정도 충분히 헤아리고 이해하고 있습니다. 한국당 대표로서 당연히 안고 가야 할 일이라 생각하며, 그분들의 목소리도 가슴에 깊이 새길 것입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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