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루이기 브루그나로 베네치아 시장은 길거리에 앉거나 눕는 이들에게 50~500유로의 벌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내달 의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현재 베네치아의 성 마가 성당 주변 건축물 등에서 앉는 행위가 금지돼 있는 데 이 조치를 베네치아 전체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사진=옵저버 |
베네치아 시장의 이런 방침에 대해 시민들은 주민들의 삶을 과도하게 규제하는 조치라고 반발하고 있다. 시민단체에서 활동 중인 마르코 가스파리네티는 “이미 베네치아에는 너무 많은 금지 조항이 있어 거의 할 수 있는 걸 찾아볼 수 없을 지경이다”며 “이런 조치를 다 이행하려면 추가로 5000명의 공무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베네치아에서는 지정된 곳 외에 장소에서 음식을 먹거나 음료를 마시는 행위(200유로), 상반신을 벗고 걷는 행위(200유로), 자전거 타기(100유로), 비둘기·갈매기에 모이 주는 행위(50~200유로) 등이 금지돼 있다.
베네치아에서는 매년 여름마다 ‘예의를 위한 천사’(angels of decorum) 라는 이름의 단체가 유명관광지를 돌아다니며 규제 활동을 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주민이나 관광객이 이런 금지 사항을 잘 모르고 있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파올라 마르 베네치아 관광청장은 “예의를 지키라고 하는 것은 특정 단체를 범죄자로 모는 것이 아니라 베네치아를 존중해달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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