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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두 달 앞둔 2006년 12월. 행복했던 두 사람에게 비극이 닥쳤다.
신부가 될 나카하라 마이씨가 원인 모를 병으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가 됐다.
갑작스러운 사고에 남편 나카하라 타카시씨는 아내가 죽을 줄로만 알았다.

병원 응급실로 실려 간 마이씨는 한때 심장박동이 멈추는 등 생사를 오갔다.
의사는 혼수상태에 빠진 그를 두고 “의식을 회복할 가능성은 없다”고 사형선고를 내렸다.

마이씨는 100만명 중 단 0.33명이 걸리는 ‘항NMDA수용체 뇌염’이라는 병으로. 항체가 뇌를 공격해 호흡조차 스스로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비극적인 상황. 예후는 더 나빠져 갔다.
마이씨가 쓰러지고 5개월 후 난소에 종양이 발생해 수술을 받았다. 이때도 그녀는 의식이 없는 혼수상태였다.

주변에서는 타카시씨에게 그녀를 그만 보내주라고 설득에 나섰다. 하지만 그는 주변의 반대에도 그녀 곁에 머물기로 결심한다.

하늘이 그의 간절함을 헤아린 걸까.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마이씨는 2007년 가을 어느 날 감았던 눈을 떴다.
마이씨는 곁에서 자신을 지키는 남편 모습을 바라만 봤다.

기다림의 시간 한 줄기 빛과 같은 희망을 느낀 그는 아내에게 약속했다. “깨어나 움직이게 되면 결혼식 올리자”고.

회복할 가능성이 없다던 그녀는 그 후 조금씩 호전되는 모습을 보였다.
눈을 깜빡이고, 입을 열어 짧은 말을 하며, 남편을 바라보곤 웃기도 했다.
또 병세는 차츰 힘을 잃어가 2008년 2월에는 인공호흡기 없이 스스로 숨을 쉴 수 있게 됐고, 결혼하기로 약속했던 3월 11일에는 휠체어에 앉아 산책도 가능했다.

하지만 남편을 알아보진 못했다. 
인공호흡기가 없으면 숨조차 쉬지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더 흘러 지난 2011년 봄에 퇴원한 마이씨는 집에서 요양하며 지내던 중 자신의 수첩을 보고 그가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란 사실을 깨닫는다.

그녀의 수첩에는 결혼식 날부터 두 사람이 만든 추억까지 하나도 빠짐없이 기록돼 있었고, 이를 통해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은 마이씨는 그와 한 약속을 8년쯤 지난 2014년 6월에서야 지킬 수 있었다.

마이씨는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휠체어와 남편 도움으로 식장에 들어서야 했지만, 웃음은 그때 그 모습 그대로를 간직했다.
두 사람의 결혼식. 마이씨는 한동안 남편을 알아보지 못했다. 그녀의 기억을 되살릴 수 있었던 건 그와 함께하며 기록한 글 덕이다.
한편 오랜 기다림과 기적을 거듭한 부부는 2015년 6월 아들이 태어나면서 주변을 또 한 번 놀라게 했다.

타카시씨는 “아내를 기다릴 수 있었던 건 주변의 도움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간병과 기나긴 기다림을 이해하고 응원해준 분들이 고맙다”고 말했다.

아내 마이씨는 아직 완치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2번의 큰 기적을 만들어낸 나카하라 타카시, 마이 부부.
부부의 이야기는 당시 결혼식이 거행된 예식장 측이 영상과 사연을 공개한 후 지난 19일 '가족의 날'을 맞아 현지 언론에 소개됐다.

부부의 이야기는‘8년을 넘은 신부, 기적의 실화'라는 제목의 영화로 제작돼 대중에 공개될 예정이다.

부부는 일본 오카야마현 와케쵸에 살고 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허핑턴포스트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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