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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턱밑까지 날아간 B-1B…'언제든 공격할 수 있다' 경고

입력 : 2017-09-24 18:13:51 수정 : 2017-09-24 23: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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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무력시위와 뭐가 달랐나/“필요시 北 공격 막을 준비 했다”/ 단순 위협 아닌 실전 가정 시사/ 韓공군 호위 없이 美 단독 비행/ ‘실제 대북공습 감안 훈련’ 관측/“유엔 연설 이후 무력시위 강화/ 트럼프, 北 기습능력 과시 의도” 미국이 23일(현지 시간)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후 동해상의 북한 영공에 근접한 국제공역(空域·international airspace)에 ‘죽음의 백조’로 불리는 B-1B 랜서를 투입해 위협비행을 함으로써 대북 군사옵션 중 하나인 무력시위 수위를 최고조로 높였다. 

미국 공군의 장거리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지난 18일(현지시간) 동중국해 상공에서 공중급유기 KC-135 스트래토탱커로부터 공중급유를 받고 있다.
미 공군 제공. AFP연합뉴스
◆언제든 대북 공격 가능 메시지

미국은 이번 무력시위를 통해 핵·미사일 위협을 계속하는 북한을 언제든지 공격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국군 소식통도 “B-1B가 북한 턱밑까지 비행한 것은 6차 핵실험 이후 계속되는 북한의 위협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대응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무력시위”라고 말했다.

미국은 이번 무력시위를 전개하면서 북한이 위협을 가했던 태평양상의 미군기지에서 폭격기와 전투기를 발진시켰다. 북한이 최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에 의한 포위사격을 위협한 미군의 전략거점 괌에서 B-1B 랜서 2대가 발진했다. F-15 전투기 6대는 일본 오키나와(沖繩) 공군기지에서 날아왔다.

이번 작전을 주관한 미국 태평양사령부 데이비드 벤햄 대변인은 B-1B 폭격기와 F-15 전투기에 어떤 무기를 탑재했는지 공개하지 않았다. 벤햄 대변인은 “필요하다면 북한의 공격을 막을 수 있는 준비를 했다”고 밝혀 유사시 북폭(北爆)이 가능한 폭탄을 탑재했음을 시사했다. 단순히 북한에 겁을 주기 위한 무력시위가 아니라 실제로 전투를 가정한 작전비행이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태평양 해상에서 수소폭탄 실험을 시도하면 대북 군사공격을 더는 늦출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워싱턴 외교가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무력시위를 통해 대북 선제타격이 언제든지 이뤄질 수 있다는 압박을 가함으로써 북한이 무모한 시도를 하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심야출격·北영공 최근접·美단독작전 주목

이번 무력시위는 이전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와 비교해 △심야 출격 △북한 영공 최근접 비행 △미군 단독비행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역시 심야 출격이다. 그동안 미군이 B-1B 등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한 시간대는 대부분 주간이었다.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서 보여준 미군의 공습이 주로 야간과 새벽 시간대에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대북 공습을 가정한 훈련이 아니었느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번에 국제법 위반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영공 침범은 안 했으나 국제공역에서 북한 영공에 최대한 접근했다. 그동안 미군 전략폭격기와 전투기의 한반도 전개는 괌 앤더슨 미 공군기지를 출발해 동해상으로 진입한 뒤 강원도 태백 필승사격장 등에서 폭격 훈련을 하고 경기 평택시 오산기지에 착륙하거나, 곧바로 괌으로 복귀하는 경로를 밟았다. 이에 따라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이래 처음으로 북한 영공에 가장 가까운 곳까지 비행한 이번 무력시위는 북한을 보다 직접적으로 자극하려는 의도가 크다는 분석이다.

B-1B 2대와 F-15C 6대는 동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으로 진입해 북방한계선(NLL) 북쪽 공해상을 비행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B-1B의 동해 공해상 비행시간은 KADIZ 진입부터 총 3시간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군 소식통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연설 이후 북한에 대한 무력시위의 모습이 변모하고 있다”며 “여차하면 미국이 군사적 옵션을 가동해 북한을 정밀폭격 내지는 불시 기습공격을 할 수 있다는 능력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B-1B가 한반도에 전개할 때는 늘 우리 공군의 F-15K가 호위했다. 이번에는 주일 미군기지에 있던 F-15C가 B-1B와 동해 KADIZ로 진입해 북쪽 공해상으로 비행했다. 대북 군사옵션 사용 시 미군 단독으로 행동에 나설 가능성을 높인 셈이다. 군 관계자는 “이번 작전은 미군의 대북 군사옵션 사용의 전조로 봐야 한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합참 관계자는 이에 대해 “B-1B가 북한 국제공역을 비행하는 사실을 미국으로부터 사전에 통보를 받았고, 상황을 공유하고 있었다”며 “우리 군이 배제된 것이 아니라 대남 비난의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한 조치로 이해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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