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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인류 역사,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으로 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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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지도―빅 히스토리 데이비드 크리스천 지음/이근영 옮김/심산/3만8000원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는 운동하다 어느 날 눈이 번쩍 뜨였다. 데이비드 크리스천 교수의 빅 히스토리 강의를 동영상으로 접한 순간이었다.

게이츠는 “역사는 이렇게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게이츠는 마침 미국에 와 있는 크리스천에게 전화를 했고,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 자기가 빅 히스토리를 전파하는 데 할 수 있는 일이 있으면 하겠다고 했다. 두 사람은 빅 히스토리 프로젝트를 공동으로 시작하기로 했고, 현재 전미 대학생과 고교생에게 빅 히스토리 학문을 보급하고 있다. 빅 히스토리는 우리에겐 생소하지만 미국 등지에선 이미 자리 잡은 지 20년이 넘는 새 학문 분야다.

예컨대 이런 이야기다. 137억년 가량의 우주 역사를 24시간, 즉 하루로 환산하면 인간이 지구에 등장한 역사는 1초에도 못 미친다. 24시간 중에서 1초도 안 되는 시간을 놓고 인류는 ‘역사’라고 이름을 붙여왔다. 인간 사회는 역사를 서술할 때 정치·경제·사회·문화 등을 비중 있게 다뤄왔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는 인류 역사에서 과학기술과 인간의 상호작용이 정치·경제·사회·문화보다 중요한 역할을 했음을 밝힌다. 이처럼 ‘스몰 히스토리’에 반기를 들면서 ‘모든 것의 역사’를 말하는 새로운 역사 연구 방법론이 ‘빅 히스토리’다.

호주 매쿼리대 데이비드 크리스천 교수가 쓴 ‘시간의 지도―빅 히스토리’는 새로운 역사 방법론인 ‘빅 히스토리’ 입문서다. 그렇다면 빅 히스토리는 왜 필요한가? 21세기에 인류가 처한 전 지구적 문제들은 하나의 학문으로 해결할 수 없다. 인류의 모든 지혜를 총동원해야 하는 문제들이다.

예를 들어 오존층 파괴, 물부족, 환경오염 등은 어느 한 나라나 지역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 빅 히스토리는 과학과 인문학의 융합을 통해 우주의 전 역사를 살펴 인류의 문제들을 다양한 시간의 척도 안에서 볼 수 있게 해준다. 이 책은 2004년에 세계사학회로부터 최고 도서상을 받았다.

김신성 기자 sskim65@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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