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아시아 친구야/아시아인권문화연대 지음/휴먼어린이/1만3000원
네팔에 살고 있는 지누 세레스터는 얼마 전 나무 열매와 결혼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도 부족해 앞으로 두 번이나 더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네팔 네와르족의 여자들은 인생에 결혼을 세 번 한다. 사춘기 전 ‘벨비바허’, 초경을 치르기 전에 하는 ‘바하라’, 그리고 마지막이 사랑하는 사람이랑 하는 진짜 결혼이 ‘비바허’다.
몽골에 사는 몽흐졸은 한 번도 물고기를 먹어본 적이 없다. 티베트 불교에서는 물고기를 보물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미얀마에 사는 마웅 나잉아웅은 머리를 깎고 동자승 생활을 해야 한다. 미얀마 불교에서는 부처님을 믿는 남자라면 20살이 될 때까지 꼭 한 번은 출가해야 한다. 미얀마 불교는 아주 소수만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아주 엄격한 계율로 스님들이 수행을 한다.
우리나라도 이제 이주민 100만명 시대다. 길을 걸어도, 버스를 타도, 학교에 가도 피부색이 다르고 생김새가 다른 이주민과 같은 공간에 있는 것은 흔한 일이다. 특히 지리적으로 가깝고 역사·문화적으로도 공통점이 많은 아시아 이주민의 숫자가 늘면서 우리나라도 다문화사회로 급격하게 변모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아시아인권문화연대가 ‘마음을 열면 더 큰 세상이 보인다’는 취지의 다문화 이야기 ‘안녕 아시아 친구야’를 펴냈다.
책은 네팔·몽골·미얀마·베트남·인도네시아·파키스탄·방글라데시 등 아시아 7개 나라의 어린이들이 자신의 문화와 살아가는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다.
책은 다문화가족, 아시아 이주노동자들을 이해하고 공존하자는 당위보다는 각 나라 사람들의 문화와 삶, 우리나라와의 교류를 편지 형식으로 자연스럽게 들려주고 있다. 아시아인권문화연대는 책을 통해 “각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데서 나아가 어떤 모습으로, 어디에서, 어떤 종교를 믿고 어떤 문화를 일구며 살고 있는지 서로의 삶을 이해하는 것이 함께 어울려 살 수 있는 조건”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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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란을 읽는 파키스탄 소년들. 이 아이들에게는 이슬람교도의 신앙뿐만 아니라 생활규범을 담은 코란을 열심히 읽고 따르는 게 공부만큼이나 중요하다. |
“누나는 그날 ‘아프리카 깜씨, 너네 나라로 가라’라는 말을 처음 들었대. 나는 이미 여러 번 들은 말인데, 누나는 그날 처음 들었다더군. 누나네 반 애들은 그래도 좀 양반인가 봐. 아, 정말 피곤한 일이야. 방글라데시 아이가 한국에서 산다는 것은! 하지만 나는 씩씩한 소랍이니까, 그 정도 일에는 눈도 깜짝 안 해. 아니… 사실은 눈도 깜짝 안 하려고 무지 애쓰고 있어.”
소랍의 이야기는 ‘우리가 외국에 나가 산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끔 한다. 우리가 누군가를 차별하고 무시한다면 우리도 누군가에게 똑같은 대우를 받을지도 모른다. 어떤 문화가 더 우수하거나 그렇지 못한 것이라고 판단할 수도 없으며, 모든 문화가 소중하다는 점을 책은 설명하고 있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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