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 세무조사로 1700억 납부… 형사처벌은 안받아
차명계좌·비자금 연루 추적… 재무팀장 등 10명 소환
검찰은 CJ그룹 탈세 규모를 파악하기 위한 압수수색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국세청이 2008년 세무조사를 하면서 CJ그룹 차명계좌를 이미 훑었던 만큼 수사는 비자금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이날 서울 수송동 서울국세청 조사4국에 수사진을 보내 2008년 이후 CJ그룹 세무조사 자료 일체를 건네 받았다. 형식상 압수수색이었지만 국세청은 임의제출 형태로 각종 전산 자료와 보고서, 조사 내역 등을 검찰에 넘겼다.
이 날 압수수색은 탈세 의혹은 물론이고 2008년 CJ그룹의 재무팀장 이모씨가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는 과정에서 불거진 이 회장의 차명계좌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2009년 재판에서 자신이 CJ그룹 임직원 명의로 된 이 회장의 차명 주식과 채권, 무기명채권, 예금, 현금 등 개인재산을 관리하고 투자하는 업무를 맡았다고 진술했다. 당시 CJ그룹은 차명계좌 논란이 불거진 후 1700억여원의 세금을 국세청에 납부했다.
CJ그룹의 차명재산 중에는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현금·예금 등도 일부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국세청은 조세포탈 의혹과 관련해 별도의 고발 등 형사처벌 절차를 밟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탈세 관련 각종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오늘 압수수색을 한 것”이라면서 “차명계좌 등 관련 내용이 나오면 같이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우선 CJ그룹이 해외에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나 서류상 회사인 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가공·위장 거래하는 수법으로 탈세한 흔적이 있는지 규명할 작정이다. 검찰은 현재 그룹 측이 홍콩의 한 특수목적법인 명의로 70억여원 상당의 CJ 주식을 매입했으며, 이 자금이 조세피난처에 숨긴 비자금이라는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이날 전 재무팀장 이씨의 후임으로 현재 CJ그룹 부사장으로 재직 중인 성모씨와 그룹 재무팀 관계자 10여명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CJ그룹 본사 등에서 나온 각종 재무 관련 압수물의 성격을 확인하려는 차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CJ그룹이 해외 유명화가들의 미술품 138점을 고가에 매겨 1422억원에 사들이는 과정에서 비자금이 조성됐을 가능성도 크다고 보고 이 부분에 CJ그룹의 국내외 차명계좌가 어떻게 연결됐는지도 파악할 방침이다.
앞서 이 회장은 2009년 국세청 세무조사 무마 명목으로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에게 청탁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대검 중수부의 수사를 받기도 했다.
검찰이 이 수사 이후 CJ그룹 관련 자료를 축적한 만큼 이 회장 등 오너 일가 소환 시기가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희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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