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돌며 빈집 150가구를 털어 특수절도 혐의로 2차 검찰조사를 받던 피의자 이모씨는 그제 오후 1시45분쯤 남원경찰서에서 전주지검 남원지청 3층의 검사실로 옮겨져 조사를 받았다. 이씨의 도주는 어려울 게 없었다. 조사 도중 화장실에 갔다가 검사실로 되돌아가는 척하면서 계단을 통해 달아난 것이다. 폐쇄회로 TV에는 지청 현관을 유유히 빠져나가는 피의자 모습이 담겼다고 한다. 교도소를 들락날락한 전과 12범의 피의자도 구멍 뚫린 감시망에 혀를 찼을 것이다.
이런 근무 태만 사례는 한두 번이 아니다. 지난해 12월20일 경기도 고양에선 ‘자매 성폭행범’ 노모씨가 감시 소홀을 틈타 달아났고, 지난 1월28일에는 전주에서 차량털이범 강모씨가 검거 후 뺑소니를 쳤다. 범죄 용의자를 검거해도 검거한 것이 아니고 피의자에게 수갑을 채워도 아무런 소용이 없는 셈이다. 공직 기강이 시퍼렇게 살아 있는데도 불상사가 반복되는 것인지 관계기관은 자문할 필요가 있다.
달아난 피의자를 붙잡는 일이 급선무다. 나아가 공권력의 명예를 실추시킨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해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틈만 나면 피의자와 숨바꼭질이나 일삼는 공권력을 그 누가 신뢰하겠는가. 민생치안도 설 자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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