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타계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철의 여인’이란 별명을 얻은 것은 소련 언론으로부터였다. 1976년 대처 보수당 대표는 켄싱턴 타운홀 연설에서 소련에 대해 날선 비판을 했다. 소련이 세계 제패에 눈이 멀어 유사 이래 가장 강력한 제국을 세우려 한다고 공격한 것이다. 무력을 최후 수단으로 삼기보다 공론을 무시하고 무력을 앞세운다는 지적이었다. 소련 국방부 기관지 크라스나야 즈베즈다는 이런 대처 대표를 ‘철의 여인’이라고 혹평했다.
대처 총리는 1979년부터 11년간 집권하면서 장기 불황에 빠진 영국 경제를 강인한 지도력으로 회생시켰다. 과감한 민영화와 사회복지지출 삭감 조치를 단행하고, 인플레이션을 잡았다. 탄광노조의 파업을 강경진압하기도 했다. 이런 과정에서 철의 여인이 그의 별명으로 자리 잡았다. 이 표현은 그를 비판할 때 동원되기도 했지만 불굴의 의지와 원칙을 지킨 리더십을 높이 사는 데 더 많이 쓰였다. 소련 정책을 비판하며 철의 여인이 된 대처 총리는 소련을 붕괴시키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주 방미 기간을 전후해 해외 언론으로부터 별명을 얻었다. 미국 방송 CBS는 박 대통령에게 ‘아시아의 철의 여인’이란 별칭을 붙였다. 대처 총리의 별명을 박 대통령이 이어받은 셈이다. 이후 NBC, CNN 같은 미국 주요 언론도 같은 표현을 썼다. 원칙에 철저하고 목표한 바를 반드시 이뤄내는 박 대통령의 집념이 대처 총리를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프랑스 주간지 누벨 옵세르바튀르는 박 대통령 특집을 내면서 ‘철의 처녀’라고 불렀다.
박 대통령의 철의 여인 이미지는 북한의 잇단 도발 위협과도 무관치 않다. 박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무력도발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한·미 양국이 북한 문제에 일치된 입장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방미 성과라고 평가했다. 뉴욕 타임스는 박 대통령의 단호하고 일관된 대북 입장이 그의 대북 구상인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 대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를 이끌어냈다고 분석했다. 세계의 관심은 이제 새로운 철의 여인이 북한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에 모아지고 있다.
안경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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