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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잘 아는 것을 써라… 그리고 성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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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한 파묵 전문 번역 이난아씨가 소개하는 ‘노벨문학상 비결’ 터키 소설가 오르한 파묵(61)이 2006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을 때 가장 기뻐한 한국인은 아마도 이난아(47)씨였을 것이다. 터키 앙카라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한국외대 강사로 재직 중인 이씨는 국내에 소개된 파묵의 저서 10권을 전부 번역했다. 이제껏 한국 독자들은 이씨 한 사람을 통해서만 파묵과 접촉한 셈이다. 파묵이 이씨를 ‘한국어 전담 번역자’로 지정해 계약까지 맺은 만큼 그녀의 파묵 ‘독점’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최근 ‘오르한 파묵’(민음사)이란 책을 펴낸 이씨와 만나 얘기를 나눴다. 지금까지 출간한 번역서와 달리 이번 책은 파묵의 문학 세계를 본격적으로 조명한 연구서다. 파묵 소설 애독자들도 잘 모르는 파묵의 인간적 면모까지 낱낱이 그려내 호응이 뜨겁다.

“번역자가 연구서를 펴낸 건 이번이 최초일 겁니다. 나는 2000년 처음 파묵과 대면한 이래 13년간 친분을 쌓아왔죠. 파묵이 2005년과 2008년 두 차례 방한했을 때 통역도 맡았고요. 작가 대 번역자로 만났지만 이제는 내 삶과 학문의 ‘멘토’이자 ‘롤모델’이 되었죠.”

이씨는 “노벨문학상 수상을 원하는 한국 작가들이 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그녀에 따르면 파묵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자신이 가장 잘 아는 것을 써라. 나는 이스탄불 시민들의 삶을 우리 가족의 사례를 중심으로 다뤘다”고 답했다.

“파묵이 그동안 쓴 소설 중 ‘눈’ 하나만 빼고 전부 이스탄불이 배경입니다. 파묵이 노벨문학상을 받은 뒤 외국인들 사이에 이스탄불 문학기행이 유행했죠. 소설에 나오는 모든 지명과 건물이 이스탄불 시내에 그대로 있으니까요.”

이씨는 파묵의 영어 실력과 성실성도 노벨문학상 수상을 이룬 비결로 꼽았다. “파묵은 버지니아 울프와 윌리엄 포크너의 소설에서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교수로 일하며 세계의 중심지 뉴욕에서 매년 일정한 기간을 보내죠. 그렇게 세계 문학과 호흡하는 겁니다. 또 매일 아침 9시 집필실로 ‘출근’해 저녁 7시까지 글을 쓸 만큼 끈질겨요. 그의 하루 일과는 마치 군대 같습니다.”

이난아씨는 “내가 선택한 작가가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됐으니 나는 행운아인 셈”이라며 “오르한 파묵도 자신의 소설 ‘내 이름은 빨강’을 35만부나 구입한 한국 독자들을 아주 각별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파묵은 한국에서 유명하지만 터키에는 알려진 한국 작가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이씨는 9월 터키에서 열리는 ‘경주·이스탄불 문화 엑스포’에 소설가 이문열씨 등과 함께 참가해 한국 문학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 이씨한테 한국 문학의 세계화를 위한 번역의 전략을 물었다.

“아무리 외국어를 잘해도 모국어만큼 할 수는 없어요. 한국어 이외의 언어를 모국어로 쓰면서 한국 문학도 잘 아는 번역자가 필요합니다. 한국문학번역원 등이 나서 외국 대학의 한국어문학과를 적극 지원해야 합니다.”

글·사진 김태훈 기자 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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