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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공간은 불가능한 풍경을 만들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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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예술가 佛 조르주 루스의 '공간·픽션·사진'전
5월 25일까지 한가람미술관
조르주 루스의 작품은 특정 시점에서는 완벽한 도형이 보이지만 조금만 시점을 달리해도 도형이 사라진다.
언뜻 보기엔 ‘포토샵’ 같다. 하지만 이 사진은 인위적인 조작이 없는 100% 실제다. 포토샵이 생겨나기도 전에 조르주 루스(Georges Rousse·66)는 불가능한 풍경을 만들어냈다. 어떻게 한 것일까? 그의 작업 비밀을 파헤쳐볼 수 있는 ‘조르주 루스―공간·픽션·사진’전이 열린다. 

프랑스의 세계적인 설치예술가이자 사진작가인 조르주 루스.
프랑스의 세계적인 설치예술가이자 사진작가인 루스는 낡고 버려진 장소를 색다른 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작업을 한다. 그는 건물을 재료 삼아 건축물에 색칠을 하고 도형과 글자를 그려넣은 뒤 사진을 찍는다. “나는 버려지거나 철거될 장소를 마음껏 부수고 변형하는 작업을 즐깁니다. 주어진 장소를 변형하고 변형된 기억을 한 장의 사진으로 남기는 것이죠. 곧 사라질 장소에서의 ‘마지막 기억’은 한 장의 사진으로 남게 됩니다.”

그의 작업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바로 특정 시점에서만 작가가 의도한 장면을 볼 수 있다는 것. 일례로 한 시점에서는 완벽한 원이 보이지만, 조금만 시점을 달리해도 원은 사라진다. 원근법과 착시 때문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루스는 직접 예술의전당을 프레임 삼아 작업을 펼쳤다. 예술의전당이 곧 철거될 낡은 건축물은 아니지만, 탄생 25주년이라는 장소의 역사성을 기리기 위해서다. 작업명은 SAC(Seoul Arts Center) 프로젝트. 총 3점의 작품이 설치되었다.

첫 번째 SAC 프로젝트는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앞에 세워진 하단 700×700cm, 상단 450×450cm, 높이 550cm의 피라미드 조형물이다.

“오페라하우스 앞의 피라미드는 2∼3년 전부터 많이 다뤄온 주제인 피라미드를 현장 특성에 맞도록 설계한 것입니다. 피라미드는 열린 공간도 닫힌 공간도 아닙니다. 양쪽에 문이 있어 안으로 들어갈 수 있고, 햇살과 바람이 통과하는 투명한 구조물이죠. 일시적이지만 이런 구조물이 있음으로써 오페라하우스 앞의 통행로는 시선과 생각이 머무는 장소가 됩니다.”

두 번째 SAC 프로젝트는 한가람미술관 로비에 설치된 글자 ‘꿈’이다.

프랑스 파리의 낡은 공장을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비트리(Vitry)’.
“나의 사진작업은 꿈을 하나의 현실로 만드는 것입니다. 영어나 불어로 꿈을 의미하는 ‘Dream’이나 ‘Reve’는 ‘RealL(현실)’ ‘Virtuel(가상)’ ‘Memoire(기억)’ 등과 함께 내가 즐겨 쓰는 단어죠. 처음에는 ‘Dream’이라는 알파벳을 설치하려고 했으나 공간이나 장비 여건 때문에 좌우가 좁고 상하로 높은 ‘꿈’으로 변경했습니다. ‘꿈’은 전시의 도입부에 쓰이기에 아주 적절한 글자라고 생각합니다.”

세 번째 SAC 프로젝트는 전시장 안에 자리 잡고 있다. 관람객은 전시장 맨 끝에서 거대한 공간을 차지하는 파란색 도형 세 개와 마주하게 된다. 물론, 특정 시점에서만 완벽한 도형 세 개가 보인다. 작가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작품이 사진 위에 어떤 조작을 한 것이 아니라, 실제 공간과 건축을 자유롭고 구체적으로 변형해 만들었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

프랑스 루아르 강변에 위치한 르네상스 왕궁을 새로운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샹보르(Chambord)’.
이번 전시에서는 SAC 프로젝트 3점을 비롯한 SAC 프로젝트를 위한 드로잉 17점, 작가가 세계 각지에서 제작한 대형 사진 작품 15점 등이 공개된다.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5월25까지. 성인 5000원, 학생 3000원. (02)580-1300

정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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