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의 인생·예술관 집약
‘문자추상’·‘군상 연작’ 대표
주요 작품 500여점 한자리에
조각·벽지 디자인 등도 공개
고암 동양화 제작과정도 설명 장르와 매체를 넘나들며 폭넓은 예술세계를 펼친 고암 이응노(1904∼1989). 충남 홍성 출생인 고암은 일제강점기에 한국화와 서양화를 두루 익혔으며, 1958년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세르누쉬 미술관에 동양미술학교를 설립해 유럽인들에게 동양화를 가르쳤다. 현재까지 이 학교 졸업생이 3000여명에 이른다.
한국 전통화법에서 출발해 국제적 화력을 인정받았던 고암의 예술세계는 크게 ‘문자추상’과 ‘군상 연작’으로 대표된다. 1960년대부터 고암은 화면 위에 마치 초서를 흘려 쓴 듯한 형상과 수묵이 번지는 효과를 조화시킨 본격적인 문자추상을 그리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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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많은 사람이 한데 모여 춤추는 듯한 ‘군상’(1989). |
군상 연작은 작가의 인생관과 예술관이 집약된 고암 예술의 대미라 할 수 있다. 도불 이전에 그린 풍경화 속 사람부터 1960년대 추상화에 나타나는 반 추상화된 사람, 그리고 1970년대 문자추상 속에서 기호화된 형태로 등장하는 사람까지. 고암의 작품 속에는 언제나 인간이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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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4명을 하나의 윤곽선으로 단순하게 표현한 ‘군상’(1987). |
보통 3∼4명이 하나의 윤곽선으로 이어져 있는데, 이들은 하나로 엉겨 붙어 마치 얼싸안거나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듯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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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자의 기하학적 형상을 해체, 변형한 ‘구성’(1972). |
이응노미술관이 고암미술문화재단 출범 1주년을 기념해 기증받은 고암 작품 500여점을 선보이는 ‘기증작품전 2007∼2011’을 연다.
다음달 1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2007년부터 2001년까지 이응노미술관에 기증된 고암 작품 가운데 고암 예술세계의 주요 흐름을 보여주는 주요 작품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그간 문자추상과 군상 연작 등 다소 한정된 작품만 대중에게 공개됐던 것에 비해, 이번 전시에서는 1960∼1980년도 조각작품과 도자기 디자인 도안, 벽지 디자인 등 지금까지 한 번도 공개되지 않은 작품이 대거 공개된다. 전시 구성 또한 제작 연도나 장르에 따라 구분짓는 기존의 방식에서 벗어나 고암의 예술세계를 총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한편 이응노미술관에서는 다음달 5일까지 고암의 부인 박인경(89) 여사가 고암의 주옥같은 동양화 제작과정을 설명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고암의 부인이자 이응노미술관 명예관장인 박 여사는 미술 전공 학생과 미술평론가 등 전문가 50여명을 대상으로 고암의 동양화 제작과정을 소개하고 고암의 예술정신 등을 설명할 계획이다. (042)611-9821
대전=정아람 기자 arb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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