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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칸의 도살자’ 믈라디치 심판대 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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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5년 이슬람 주민 7000여명 학살
국제전범재판정 판사들 향해 박수
보스니아 군사령관으로 인종 청소를 주도해 ‘발칸의 도살자’로 불렸던 라트코 믈라디치(70·사진)가 법의 심판대에 올랐다. 보스니아 내전이 끝난 지 17년 만이다.

네덜란드 헤이그의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는 16일(현지시간) 믈라디치 재판을 시작했다. 검사 더모트 그룸은 “믈라디치는 보스니아 인종청소 범죄의 주범”이라며 “전쟁범죄, 대량학살의 반인륜범죄 등 11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짙은 회색 양복을 입고 이날 재판에 참석한 믈라디치의 건강상태는 양호했다. 그는 법정에 들어서는 판사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자신감을 과시했다. 또 검사가 발언하는 동안 메모를 하거나 손수건으로 이마를 닦았다.

법원 밖에서는 스레브레니차 유가족 단체 ‘스레브레니차의 어머니들’ 회원 25명이 시위를 벌였다. 카데파 무지치는 “믈라디치가 잔혹한 전범이라는 평결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무니라 수바지치는 “그의 눈을 똑바로 보며 죄를 뉘우치느냐고 묻고 싶다”며 “죗값을 치르기 전까지 죽어선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믈라디치는 1992∼1995년 보스니아 내전 때 사라예보를 공격해 1만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1995년에는 스레브레니차 마을의 이슬람 주민 7000여명을 학살했다. 이 만행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에서 일어난 최대 집단 학살이다. 전범으로 기소된 그는 16년 동안 도피생활을 해오다 지난해 5월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북동쪽으로 100㎞ 떨어진 라자레보 마을에서 체포됐다.

믈라디치 재판은 그의 단죄를 20년 가까이 기다려온 보스니아 내전 피해자 유족의 간절한 바람이 이뤄졌다는 의미가 있다. ICTY의 마지막 전범 믈라디치가 재판을 받게 되면서 ICTY의 임무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믈라디치 재판은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혐의가 모두 인정되면 ICTY 법정 최고형인 종신형을 선고받을 것이라고 외신은 전망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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