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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이슈] 고영욱 사건, 의혹만 무성…상처만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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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룰라’ 출신 방송인 고영욱(36)이 미성년자 성폭행 혐의로 구설에 올랐다. 사건을 내사한 경찰이 언론에 고영욱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각종 매체는 그에 대한 자극적, 추측성 보도를 쏟아내며 의혹을 양산하고 있다. 하지만 고영욱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명확한 증거가 나오지 않아 경찰은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 사건은 피해자가 미성년자인데다 고영욱이 연예인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접근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줬다.

경찰은 지난 9일 “고영욱이 지난 3월 한 케이블 방송프로그램 사전녹화 영상을 보고 제작PD를 통해 김모(18)양의 연락처를 알아냈다”며 “같은달 30일 김양에게 ‘연예인 시켜주겠다’고 자신의 오피스텔로 유인한 뒤 술을 먹이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지난달 5일에도 ‘연인 사이로 지내자’며 김양을 자신의 오피스텔로 데려와 성관계를 가졌다”고 발표했다.   

경찰은 10일 고영욱이 김양에게 보낸 카톡 메시지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공개된 카톡 메시지는 고영욱이 김양에게 보낸 “우리가 무슨 사이일까” “서로 호감이 있으니 좋은 관계로 지내자”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하지만 고영욱은 “경찰에서 공개했다는 카톡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그런 카톡을 보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그는 한 매체를 통해 “김양이 먼저 ‘사람들 없는 조용한 곳에서 만나자’고 제의해왔다”며 “해당 여성과 주고받은 카톡 내용을 전부 가지고 있고 공개할 의사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양이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몰랐고,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다”는 고영욱의 주장은 “강제적인 성폭행을 당했고, 처벌을 원한다”는 김양 입장과 상반되면서 다양한 추측만 낳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고영욱이 김양에게 "경찰에 신고하면 너는 잘될 줄 아느냐"는 협박성 문자를 보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서부지검은 10일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경찰이 신청한 고영욱에 대한 구속영장을 되돌려 보냈다. 경찰은 재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현행법상 13세 이상의 미성년자가 합의하에 성관계를 가졌다면 처벌받지 않는다. 고영욱의 주장대로 김양과 성관계 전 합의가 있었다면 이를 위법한 행위로 보기 어려워 무죄 성립 가능성도 있다.

고영욱은 이번 사건으로 출연 중인 방송에서 하차 및 통 편집되며 연예계 최대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무죄로 일단락된다고 해도 컴백은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오픈월드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연습생을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된 사건으로 여론이 좋지 않은데다 성범죄 관련 구설수는 다른 사건보다 대중의 반감이 심하기 때문이다. 일례로 2000년대 초반 미성년자와 원조교제 혐의로 청소년 성보호법을 위반한 송영창과 이경영은 영화에서 단역으로 가끔 얼굴을 내비칠 뿐, 아직까지 대중의 따가운 눈총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고영욱은 지난 9일 홈페이지를 통해 전달한 공식입장에서 김양과의 성관계 혐의를 인정했다. 그의 말대로 ‘미성년자임을 몰랐다’고 하더라도 불순한 의도로 출연자 정보를 받아내 접근했다는 의혹은 그를 줄곧 따라붙을 것이다. 여기에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는 점에서 도덕적 비난은 그 수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사건과 관련 과거 고영욱과 인연이 있는 연예인, 고영욱과 함께 케이블 방송에 출연했던 일반인 출연자가 피해자로 지목되는 등 제2의 희생양을 낳고 있다. 고영욱에게 피해자 연락처를 건넨 프로그램 PD도 사직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의 피해자인 김양 외 이번 사건과 무관한 희생양이 생겨나면서 무분별한 의혹 제기와 추측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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