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의 생각·아픔 아는 것이 행복 한 인간을 양육한다는 것은 단순한 일이 아니다. 부모된 사람도 완전한 인격체가 아니어서 자신의 삶도 버거울진대 자식이라는 타자를 키워야 하는 것은 보통 큰 과업이 아닐 수 없다. 어머니의 경우 모성애라는 원초적 본능의 힘으로 아버지보다는 좀 더 쉬울지 모르지만, 아내가 없는 자리를 메워야 하는 아버지의 경우 상당히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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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영미 숙명여대 교수·영화평론가 |
‘사이드 웨이’, ‘어바웃 슈미츠’를 감독한 알렉산더 페인의 ‘디센던트’는 골든글러브 작품상과 남우주연상 수상작으로, 잘나가는 변호사에 조상으로부터 받은 유산까지 넉넉하게 있는 주인공의 아내가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면서 시작된다. 그는 그동안 바쁜 탓에 자녀와의 소통이 관심 밖이었지만 이제부터 모두 그의 차지가 된다. 어린 작은딸은 그나마 다루기 쉽지만 부쩍 커버린 사춘기의 큰딸은 한심한 남자친구까지 집으로 데려와 말썽이다. 그러나 큰딸과 함께 아내가 바람을 피웠던 남자친구를 찾는 과정에서 진정으로 딸과 가까워진다. 아버지의 성장이 가족의 울타리를 더욱 공고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 오늘날 아버지는 자식 양육에 얼마나 관심이 있는가. 잘나가는 아버지든, 그렇지 못한 아버지든 인격적으로 성장하지 않으면 가족과의 행복도 없다. 가족과의 행복이 없을 때 자신의 성공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디센던트’처럼 잘나가는 아버지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해 칸영화제 심사위원 대상 수상작 다르덴 형제 감독의 ‘자전거 탄 소년’은 자신의 몸 하나 뉘일 곳이 없어 자식을 버린 아버지가 등장한다. 영화는 단 하나뿐인 혈육인 아버지에게서 버림받고 보육원에서 살고 있는 사춘기 소년의 상처를 절절하게 보여준다. 소년이 마음 붙일 곳은 자전거밖에 없다. 분신과도 같은 자전거를 잃어버렸을 때 자전거를 찾아준 이가 그의 주말 위탁모가 된다. 그녀는 친아버지 못지않은 사랑을 베풀지만 그를 끌어당기는 것은 불량한 친구의 유혹이다. 불량배를 만나지 못하게 하려는 둘 사이의 몸싸움은 자식 키우기가 얼마나 힘겨운 씨름인지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자전거 탄 소년’은 가족이 해체됐을 때 대체가족이 얼마나 중요한지와 대체가족 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함께 보여준다.
이들 영화는 자식 키우기의 고됨을 보여준다. 그러나 고된 부모노릇은 천형이지만 기쁨이기도 하다. 이 시대 아버지의 할 일은 더 많아졌다. 그러나 앞만 보고 달려가느라 멀리 밀려난 자식의 아픔과 한번 마주해 보라. 어쩌겠는가. 그때가 바로 행복이 손짓하는 때인 것을.
황영미 숙명여대 교수·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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