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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강자 이외수의 인생 정면 대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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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성은 그대를 진보케하고 변명은 그대를 퇴보케 하리니"
이외수 지음/정태련 그림/해냄출판사/1만3800원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간을 준비하는 12월. 무엇을 이루었는가로 고심하기보다는 얼마만큼 정신적으로 성장했는가를 되새겨 보게 하는 시간. 한 해를 보내는 게 아쉽다고 마냥 한숨만 내 쉴 수도 없는 시간들 가운데 가슴 후련한 책이 나와 눈길을 끈다.

다소 반항적이고 도발적인 글쓰기인 까닭에 이른바 본격 문단에서는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작가. 하지만 네티즌 사이에선 탁월한 이야기꾼으로 최고 대우를 받는 작가 이외수와 정태련 화백이 힘을 합친 네 번째 책이 선을 보였다. ‘하악하악’ ‘여자도 여자를 모른다’ ‘아불류 시불류’를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린 두 사람의 신작 에세이다. 특유의 괴벽으로 바보 같은 천재, 광인 같은 기인으로 불리며 자신만의 색깔을 추구해 온 이외수. 현실의 눈을 갖지 못한 채 부와 명예만을 바라보는 허황된 이들에게 특유의 정곡 화법과 해학으로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글솜씨는 탁월하다.

“좋은 학교, 훌륭한 집안, 멋진 이성 친구 등 남 부러워할 만한 것 하나 갖지 못한 자신이 초라해 보인다면, 사회적 성공을 이루는 친구들 옆에서 주눅 들어 있다면, 어쨌든 뭐든 되겠지 같은 막연한 기대에 자신이 지쳐가고 있다고 느낀다면, 그것이 내 안으로 움츠러들고 있는 자신감 때문이라는 생각해본 적 있는가?”

“박지성 선수가 축구에 바친 노력과 열정에는 전혀 관심이 없고 오로지 거액의 연봉과 인기에만 지대한 관심을 기울이는 젊은이여. 그대가 무엇을 선택해서 얼마나 열정을 바쳐 노력하느냐가 중요할 뿐, 아직 늦지 않았다는 말은 결코 사탕발림이 아닙니다.”

‘인생 정면 대결법’이라는 부제에서 드러내듯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가슴 뜨끔한 여운을 남기는 글들이 가득 들어 있다. 세상에 대한 예리한 시각과 언변이 돋보이는 작가의 글 149편, 인고의 세월을 견디며 전통의 아름다움을 간직해 온 유물의 혼을 그린 정태련 화백의 세밀화 37점이 담겨 있다. 그린이 정 화백은 사라져가는 한국의 동식물들을 세밀화로 되살려내는 일을 평생의 소명으로 간직하고 살아가는 화가다.

총 10장 가운데 1∼5장까지는 바쁜 삶에서 놓치고 있는 감성을 북돋워주는 글들로 채워졌다. 예컨대 ‘반성이 그대를 진보케 하고 변명이 그대를 퇴보케 하리라’는 부분에서는 적잖은 깨우침을 선사한다. “새는 조그만 벌레 한 마리를 잡아먹는 일에도 철저한 집중력으로 온몸을 투척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어떤 일을 했을 때, 소득이 신통치 않을 때는 남을 탓하기 전에 자신이 최선을 다했는가부터 반성해 볼 일입니다.”

“음식도 씹지 않으면 소화불량에 걸리듯이 글도 음미하지 않으면 소화불량에 걸리게 됩니다. 수박 겉만 핥으면 수박을 먹은 것이 아니고 글도 겉만 핥으면 글을 읽은 것이 아닙니다.”

독특한 상상력, 탁월한 언어의 직조로 사라져가는 감성을 되찾아주는 말들이다. 이어 6∼8장에서는 젊은 인생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마음가짐과 사랑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눈발들이 흩날린다. 차마 부르지 못한 그대 노래의 음표들이, 새하얀 나비 떼로 환생해서, 시린 바람 속에 어지럽게 흩날린다. 그래, 세상에 사랑 아닌 것은 아무것도 없구나.” 

책속에선 정태련 화백의 세밀화 37점이 이야기의 감성을 더해준다.
9∼10장은 살아갈 시간들에 대한 다짐을 쏟아넣었다.

“한순간의 집착이 한평생을 망치기도 하지요. 3점짜리 청단 한 번 해보려고 목단 띠 기다리다 30점짜리 대박 쓰신 경험 없으신가요. 아무리 하찮은 경험이라도 받아들이기에 따라서는 천금을 주고도 바꿀 수 없는 학습이 되기도 합니다. 인생 역시 낙장불입….”

“그대가 둔 바둑은 복기할 수 있지만 그대가 산 인생은 복생할 수 없습니다.”

글발이 이쯤 되면 70만 부가 팔린 ‘하악하악’을 포함해 에세이로만 110만 이상의 독자들에게 사랑받는 작가로서, 요즘 트위터 최다 팔로어를 과시하며 ‘뜨는’ 인물로 손색이 없다. 이외수의 글에 대해 평자들은 “글로써 사람을 웃기고 즐거운 기분을 만들어내는 작가 중에선 단연 으뜸”이라고 치켜세운다.

정승욱 선임기자 jswo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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