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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 당했다고 살해된 방글라데시 14세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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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촌오빠에게 강간 당했다는 이유로 80대가량의 채찍질을 받고 수시간 뒤 숨진 방글라데시 10대 소녀의 직접적 사인은 과다 출혈인 것으로 2차 부검 결과 밝혀졌다. 방글라데시 대법원은 9일 강간한 40세 사촌오빠와 둘에게 채찍질형을 명령한 지역 이슬람 성직자와 3명의 친척들, 1차 부검의에 대한 법정 출두 명령을 내렸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BBC에 따르면 다카의대 부검팀은 헤나 베굼(14)의 시신을 다시 부검한 결과 곳곳에서 피멍이 발견됐고 직접 사인은 과다 출혈로 밝혀졌다고 베굼 변호인이 이날 밝혔다. 다카로부터 남서쪽으로 90㎞ 떨어진 샤리아트푸르에 살던 베굼은 지난달 31일 마을 성직자들로부터 80대의 채찍질형을 선고받았다. 같은 마을에 사는 사촌오빠이자 유부남인 마부브 칸(40)과 성관계를 맺었다는 게 이유였다. 베굼 가족이 일방적으로 강간을 당했을 뿐이라고 항변했지만 지역 성직자들은 이슬람 형법인 파트와를 적용, 이같이 판결했다.

 베굼은 채찍을 맞는 과정에서 의식을 잃었으나 채찍질은 계속됐다. 형 집행이 끝난 뒤 급히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몇시간 뒤 숨졌고 바로 묻혔다. 사건 당시 부검의는 단순 사망 진단을 내렸다. 같은 형벌을 선고받은 칸은 달아났다가 8일 다카에서 체포됐다. 경찰 측은 칸을 강간과 치사 혐의로, 성직자·친척들·부검의를 살인과 공모 혐의로 조사 중이다.

 방글라데시는 국민 대부분이 무슬림이지만 세속주의를 채택해 파트와는 금지돼 있다. 하지만 일부 오지에서는 이슬람 성직자의 판단이 법 보다 더 중시되며 특히 혼외 정사의 경우 파트와가 엄격히 적용되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실제 지난해 12월에도 40세 여성이 의붓아들과 관계를 맺었다는 이유로 공개 태형을 받다가 숨지기도 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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