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2008년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주민센터에 있던 미등록 장애인용 교통카드 41장을 훔친 뒤 서울시에서 운용하는 ‘단순 무임카드 발급관리시스템’에 담당자 아이디와 비밀번호로 접속해 부정 발급한 교통카드를 동호회 회원 등에게 나눠 준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김씨는 인터넷 애니메이션 동호회 동료 회원들에게 “공짜로 버스와 지하철을 탈 수 있는 교통카드를 위조할 수 있다”고 자랑하자 회원들이 카드를 달라고 요청했고, 회원들에게 식사를 제공받고 카드를 부정 발급해 넘겨준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에게서 카드를 발급받은 동료 회원들의 연령대는 18∼27세로, 주로 대학생들이며 회사원과 군인도 끼어 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모두 41장의 교통카드 중 26장을 회수했으며, 현재까지 약 54만원 어치가 사용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장애인 등록이 안 된 사람이더라도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하면 결재나 감독 절차 없이 카드 발급이 승인된다는 시스템의 허점을 알고 인터넷에서 수집한 주민번호와 훔친 카드 번호를 입력해 카드사로부터 손쉽게 승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주민센터에서 카드 발급 업무를 맡은 공무원들은 직접 카드를 발급해야 하는데도 평소 공익근무요원에게 업무를 맡겨 왔으며, 발급 시스템 접속에 필요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도 책상에 적혀 있어 김씨가 손쉽게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카드 발급 담당 공무원 조모(29)씨 등 2명을 직무유기 혐의로, 김씨에게 교통카드를 부정 발급해달라고 부탁한 뒤 이를 사용한 임모(21)씨 등 26명은 절도교사 등의 혐의로 각각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장애인용 교통카드는 유효기간도 없고 일일 사용 횟수에도 제한이 없다”면서 “김씨는 카드 발급 관리시스템상 장애인 등록번호 확인 절차가 없는 점을 악용해 범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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