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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고백 - 나의 일본 호스트바 선수 시절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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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12-31 12:49:29 수정 : 2009-12-31 12:4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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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니뽄 인터뷰-레드모델바 사장 단독 인터뷰>


 

도망갔던 ‘선수’는 야쿠자 사무실에서 새끼 손가락 잘려

 -    여자 손님 손길 거부했다고 피 토하도록 맞고 곧바로 웃으면서 춤춰

-    ‘쟁반팁’… 한번 주는 팁이 1천5백만원, 일본 호스트바는 ‘별천지’

 일본 호스트바로 진출하는 한국 남성들이 적지 않다. 현재 일본 경찰은 매달 100명에서 300명 정도의 한국인 남성들이 호스트바에서 일을 하기 위해 일본으로 입국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과연 일본 호스트바는 어떤 곳이며, 또한 그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인니뽄 매거진은 현재 국내에서 ‘김동이의 레드모델바(www.redmodelbar.com)’라는 여성전용바를 운영하고 있는 김동이씨를 통해 일본 현지의 호스트바에 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그는 25세의 나이에 처음 한국 호스트바에서 ‘선수’로 일을 하다 3년 뒤 일본으로 건너가 수년간 지바, 가와사키, 니시가와 등지의 호스트바에서 일을 했다. 그는 일명 ‘선수’들 사이에서는 책임자급인 ‘마마’까지 경험했었다. 그만큼 일본 호스트바의 면면을 속속들이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것. 뿐만 아니라 한번에 200만엔(당시 환율 한화 1천5백만원)의 팁을 받는 등 호스트바에서는 ‘에이스 중의 에이스’급이었다.

호스트바의 ‘배꼽주’부터 모든 것이 문화적 충격이었다

 

-  호스트 바라는 것을 처음으로 접해본 것은 언제였는가.

▲ 15년 전, 그러니까 내 나이 25살 때였다. 당시 한국에서 연예인이 되고 싶어 모델 생활을 하기도 했고, 때로는 일이 없으면 그냥 놀기도 하는 시절이었다. 당연히 생활은 넉넉하지 못했고 고정적인 알바도 없었다. 그러던 중 한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나와 나이도 비슷하고 하는 일도 모델이었다. 그런데 일은 나보다 더 없었음에도 고급 차를 몰고 다니고 돈도 많이 쓰는 친구였다. 어느 날 그 친구가 ‘돈 걱정 없이 살아보지 않겠냐’는 제의를 해왔다. 그때는 호스트바라는 것이 뭘 하는 곳인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당시에는 호스트바의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꽤 엄격한 조건을 통과해야 했다. 키는 무조건 180을 넘어야 했고, 얼굴도 혹 할 정도로 잘생겨야 했다. 친구말로 하루에 30~40만원은 너끈히 벌 수 있다고 했다. 한 달이면 최소 7백만 원이 넘는 돈이었다. 15년 전에 그 정도라면 지금으로 치면 한 달에 1천만 원도 훨씬 넘는 돈일 것이다. 아르바이트나 하면서 고작해야 한 달에 몇 십만 원을 손에 쥐는 나로서는 정말이지 엄청난 돈이 아닐 수 없었다. 결국 친구의 제의로 처음 호스트바 업계에 발을 내디디게 된 것이다.

 

-  첫날 일을 한 경험은 어땠나?

▲ 다행히 근무하는 첫날부터 초이스가 됐다. 아가씨들이 ‘신고식’을 하라는데 뭘 해야 할지도 몰랐다. 할 수 없이 춤을 췄지만 바로 외면을 당하고 말았다. 결국에는 테이블에 올라가서 춤을 춰야 했는데 손님이 올라오더니 나의 윗옷 단추를 벗기기 시작했다. 지금은 부비부비라고해서 남녀가 밀착하는 춤이 많았지만 그때만 해도 그런 문화는 익숙하지 않았다. 여자 손님들은 심지어 춤을 추면서 나의 바지 벨트까지 풀었다. 호스트바에는 ‘배꼽주’라는 것이 있다. 목에서부터 술을 부으면 술이 상체를 타고 내려가게 되고, 배꼽 아래에 컵을 대고 있으면 그것이 다시 모이게 된다. 이걸 마시는 것이 바로 ‘배꼽주 신고식’이다. 호스트바 선수일은 내가 자처해서 한 일이긴 했지만 참 문화적인 충격이 적지 않았다. 손이 덜덜 떨려 술을 따르다가 엎지르기도 했다. 여자 손님들은 팬티 안에다 손을 집어 넣어 팁을 넣기도 했다. 충격적이긴 했지만 어쨌든 돈을 벌어서 좋았다. 이젠 방세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조만간 차를 몰 수도 있을 것 같았다.

 

“ 죽도록 맞고 또다시 여성들 앞에서 웃으며 춤춰야 했다 “

-  일본의 호스트 바로 가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나?

▲ 솔직히 말하면 가고 싶어서 간 게 아니라 팔려간 것이다. 당시 한국에서 호스트바를 그만 둔 뒤 다시 모델생활을 하고 싶었다. 그러다가 모 탤런트 에이전시 회사 사장에게 속아 3천만 원을 사기 당했다. 3천만 원이면 드라마에 캐스팅 될 수 있다고 해서 카드깡, 대출 등으로 돈을 모아서 에이전시 회사 사장에게 줬는데, 그 사람이 그 다음날 회사를 정리하고 날라버린 것이다.

그 후 2년 정도 사채업자들을 피해 도망 다니다가 결국 내 발로 그 사채업자를 찾아갔다. ‘돈을 갚을 테니 시간을 좀 달라’고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5일간 감금을 당한 후에 가게 된 곳이 바로 일본이었다. 그 사채업자의 아내가 일본에서 호스트바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난생 처음으로 외국에 간 것이었는데, 그게 사채 빚을 갚지 못해 팔려가게 된 것이었다.

 

- 당시 ‘팔려갔던 이야기’를 좀 해달라.

▲ JAL에 내려서 지바라는 도시로 향했다. 그곳에서 한 여자 사쪼(사장)을 만나고 업소로 끌려갔다. 본격적으로 호스트바 일을 하게 된 것이다. 다행히 한국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업소여서 일본어는 문제가 없었다. 손님들은 대부분 일본인들을 대상으로 술을 파는 업소에서 일하는 한국 여성들이었다. 하지만 첫날부터 죽도록 얻어맞는 일이 생겼다. 한 여성과 스테이지에서 춤을 추는데 나의 옷을 벗기려고 했다. 싫다는 포즈를 두어번 취했더니 그때부터 나를 때리기 시작했다. 연이어 사쪼가 나를 밀실로 데려가 죽도록 때렸다. 정말 ‘살고 싶다’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로 맞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렇게 맞고 나서 나는 다시 옷을 주섬주섬 입고 가게로 가서 춤을 추고 술을 마셔야 했다. 몸은 술을 뒤집어 썼고 여자들은 내 몸에다 만엔짜리를 붙이면서 즐거워했다. 그때 받았던 팁이 거의 한국돈 100만원정도가 되지 않나 싶었다. 피 토하도록 맞고 다시 몸에 돈을 붙여보는 경험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당시 화가 났던 아가씨가 자신의 오빠인 일본 야쿠자를 불렀다. 그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를 해야 했으며 주는 데로 술을 받아 마셔야 했다. 그 후 완전히 쓰러져 버렸다.

 한달 수입은 8백만원 이상, 하지만 내 수입은 0원

 

-일본에 한국호스트바는 대략 몇 개 정도 있는가?

▲ 내가 있을 당시에 거의 100백여개에 가까운 호스트 바가 있었다. 지금은 일본 경기가 불황이라 조금은 줄었을 수도 있겠지만 큰 차이는 나지 않을 것이다. 또 일본은 호스트 바 문화 자체가 불법이 아니고 음지에서 일어나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손님들은 기본으로 확보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일을 할 때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은 해보지 않았나. 혹은 도망갔다가 잡힌 사람은 어떻게 되는가?

▲ 정말로 무서운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한 친구가 또다른 ‘선수’를 데리고 오겠다면 ‘반스’(한국어로는 미리 돈을 당겨서 받는다는 의미의 ‘마이낑’)을 받은 적이 있었다. 50만엔이라는 큰 돈이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생각대로 선수를 데려오기 힘들었었나보다. 결국에는 몰래 도망을 가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가만히 있을 사쪼가 아니었다. 100개에 이르는 호스트 바를 뒤져서 결국 그 친구를 찾아냈다. 야쿠자 사무실로 끌여간 그는 결국 새끼 손가락이 잘리고 말았다. 나 역시 한때 도망갈 생각도 해본터라 마치 내가 그런 경험을 당한 것 같은 공포심에 휩쌓였다. 그 친구는 손가락이 잘린 뒤에도 계속해서 일을 해야 했다. 하지만 그 친구는 이미 내가 알던 예전의 그 친구가 아니었다. 눈빛이 달라졌다. 정말로 무서운 경험이었다.

 

- 호스트 바에서 일하면서 한달에 어느 정도의 돈을 벌었나.

▲ 처음에 적응하기는 힘들었지만 일단 적응이 시작되자 많은 매출을 올렸다. J라는 친구 다음으로 매출을 많이 올렸다. 하루에 팁만 3만엔에서 5만엔 정도를 꼬박 꼬박 벌었다. 그 정도를 매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월급은 25만엔, 인센티브, 팁을 모두 합치면 한달에 한국 돈으로 8백만원 이상은 벌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빚 때문에 팔려간 입장이었기에 그 돈을 내가 손에 쥘 수는 없었다. 그냥 밥먹고 잠을 잘 수 있는 숙소가 제공될 뿐이었다.

한번에 주는 팁이 1천5백만원… 호스트바는 ‘별천지’

 

-일본에서 ‘호스트 바’는 어떤 이미지인가?

▲ 일본 젊은이들을 앙케이트해 보면 되고 싶은 장래 희망 1위가 연예인이고 2위가 호스트 바 선수이다. 호스트 바 선수가 되는 것이 연예인이 되는 지름길이도 하다. 일본에서 가장 인기있는 프로그램 중의 하나는 NHK에서 하는 연말 청백전이라는 것이 있다. 여기에는 일본 최고의 연예인들만이 출연하는데 그 중에 종종 호스트바 선수들이 끼어있다. 특별 게스트로 출연을 하고 연예인 매니지먼트사나 에이전시에서는 이들을 영입 1순위로 놓고 본다. 그러다 보니 호스트바 선수들 역시 스스로의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되고 싶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철저한 서비스 마인드를 발휘하지 못하면 바로 퇴출되는 것도 당연한 일이다.

 

-가장 많은 팁을 받아본 것은 얼마인가?

▲ 호스트바에는 일명 ‘쟁반팁’이라는 것이 있다. ‘금통’이라는 것은 그보다 아래에 있는 건데, 롤렉스 금장 시계를 받는 것이다. 쟁반팁은 돈을 쟁반으로 받는다. 이것을 손님으로부터 받는다는 것 자체가 호스트바에서는 성공을 의미한다. 당시 200만엔. 한국 돈으로 1천5백만원에 해당하는 돈이었다. 손님에게 ‘왜 나에게 이런 돈을 주었냐’고 물어봤다. 그녀는 ‘멋있어서 주었다’고 말할 뿐이었다.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다는 것에 놀라울 따름이었다. 호스트바는 별천지의 세계이다.

 

- 호스트 생활을 해왔던 삶에 대한 후회는 없는가?

▲ 한마디로 그 생활은 지옥이었다. 하지만 그 지옥에서의 생활이 결국에는 내 인생의 약이 되었다. 그리고 그러한 삶의 경험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어떻게 보면 그런 생활들은 내가 선택했던 삶이 아니었다. 그러니 후회라는 것을 느껴볼 기회도 없었다는 것이 오히려 더 정확할 것이다.

 

- 일본이라는 나라의 장단점, 배울 만한 것, 혹은 배우지 말았으면 하는 것에는 어떤 것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 사실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훨씬 더 개방적이다. 그들은 안 받아들이는 것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결국 그 모든 것을 또한 ‘일본화’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는 것 같다. 그런 부분은 앞으로도 우리들이 배워 할 부분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분명 싫은 것도 있었다. 정이 없다는 점, 오로지 ‘개인’만이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들로서는 적응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었다. 그런 점에서는 아직 따뜻한 정이 있는 우리 사회가 훨씬 더 나은 듯 했다.

한국에도 이제 건전한 여성 음주 문화 정립돼야

 - 현재 한국의 호스트바 문화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어떤가?

▲ 사실 한국의 호스트바 문화는 상당히 퇴폐적이라고 할 수 있다. 아직 음지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으며 그것이 양성화되지 못한 상태이다. 여성들도 유흥을 즐길 수 있는 권리가 있다. 유흥이라는 것이 꼭 삶에서 부정적인 역할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스스로 조절만 할 수 있다면 스트레스를 풀고 인간관계를 넓힐 수 있는 긍정적인 부분도 적지 않다. 퇴폐적인 한국의 여성 유흥문화를 바꾸고 싶다. 그 대안은 실내 인테리어부터 오픈된 배치로 건전하게 운영해서 여성이 즐길 거리가 많은 클럽문화, 공연이 함께 하는 문화가 되어야 한다. 남성들뿐만 아니라 여성들도 편하게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건전한 여성유흥문화가 레드모델바를 통해서 자리잡아갈 것이라 생각한다.

 

- 현재 직접 한국에서 운영하는 레드모델바는 어떤 업소인가.

▲ ‘김동이의 레드모델바’는 현재 전국에 20여개의 체인점이 있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완전히 합법적인 사업이며 불법적인 요소는 전혀 없다. 내 스스로 호스트바라는 것에 대해서 너무도 잘 알고 있어서 그러한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는 결벽증처럼 배제하려고 한다. 이곳에서는 여성들이 건전하게 유흥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남성들 위주의 유흥문화밖에 없기 때문에 여성들을 위한 공간과 유흥문화를 만들어가는 선두주자로서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양성적인 문화로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꿈이다. 여성문화의 대표브랜드로 자리매김해서 전국적인 명소, 혹은 아시아권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서 한국을 찾는 외국여성들도 꼭한번 들리고 싶어하는 곳으로 만들어 보고 싶다.

 

-여성들은 업소에 와서 어떤 식으로 즐기는가?

▲ 남성들이 일반적인 바에 가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단 하나 컨셉이 있다면 여성들이 남성바텐더들에게 온갖 수다를 털어놓을 수 있는 ‘토킹이벤트바’라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여성들이 꽃미남 매니저들과 속내를 털어놓으며 이야기를 하고 스트레스를 푼다. 직원들에게 가장 많이 강조하는 교육이 ‘인성교육’이다. ‘고객을 고객으로 대하지 말라. 내가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상대방의 마음을 열게끔 만들어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사실 그가 일본에서 겪은 호스트바 이야기는 한편의 영화보다 흥미진진했다. 사정상 이곳에 다 옮길 수 없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현재 그는 레드모델바의 홈페이지에서 자신의 호스트바 선수 시절에 대한 이야기를 자서전의 형태로 연재하고 있다.

 바로 가기 = http://www.redmodelbar.biz/bbs/zboard.php?id=main03_01

 그는 지금도 ‘일본행’을 원하는 많은 한국의 호스트들에게 “인생의 막장을 경험하고 싶다면 가도 좋지만, 왠만하면 낯선 타국에까지 가서 그런 일을 하지는 말라’고 충고한다. 그 스스로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반증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인니뽄 매거진(관련기사 더보기 클릭!) www.innippon.net  이메일 chaery200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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