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대사관 앞서 日정부 사과 촉구 항의 시위
“또 한번 피해자 농락… 한일협정문서 공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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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4년 통한의 세월 살았는데…” 24일 서울 중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 정부 후생연금 탈퇴수당 99엔 지급 방침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에서 양금덕 할머니가 오열하고 있다. 송원영 기자 |
일본 정부가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에 끌려가 강제 노역을 강요당한 이들에게 후생연금 탈퇴수당으로 1인당 99엔(1300원)을 지급하자 할머니들은 이날 일본대사관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거세게 반발했다.
양금덕(78) 할머니 등 근로정신대 피해자와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은 “강제 노동의 대가로 99엔을 지급한 일본 정부의 만행을 규탄한다”며 사과를 촉구했다.
광주에서 올라온 양 할머니는 “일본에 있는 동안 갖은 수모를 당하며 일했는데 99엔이 웬말이냐”며 “일본 정부는 양심에 손을 얹고 사과하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양 할머니는 기자회견 도중 감정이 복받쳐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하기도 했다.
양 할머니는 14살이던 1944년 나주초등학교 6학년 때 14세의 나이에 일본으로 끌려가 미쓰비시중공업 공장에서 강제노역을 하다 광복 후 귀국했다.
또다른 근로정신대 피해자인 김성주(81) 할머니는 “일본에 가면 학교도 보내주고 돈도 벌 수 있다고 해서 갔는데, 학교는커녕 잠도 못 자고 일한 월급도 받지 못한 채로 64년이 흘렀다”며 “한국에 와선 종군위안부로 오인당해 남편에게 구박을 받으며 살았는데 일본 정부가 이럴 수 있느냐”고 성토했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후생연금 탈퇴 수당으로 99엔을 지급한 것은 또 한 번 피해자들을 농락한 처사”라며 “일본 정부는 즉각 사죄하라”고 말했다. 이들은 또 “한일협정에 의해 모든 문제가 끝났다면서 수당을 뒤늦게 지급하는 이유와 99엔 산정 근거가 궁금하다”며 “일본은 한일협정 문서부터 공개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앞서 양 할머니 등 8명은 일본에 끌려가 강제노동을 시달린 데 대해 1998년 일본정부를 상대로 후생연금 탈퇴 수당 지급을 청구했다.
일본 사회보험청은 당시 근로기록을 찾는다며 11년을 끌어오다 지난 9월 1944년 지진 때 사망한 1명을 제외한 7명에게 11개월간의 후생연금 가입이 인정된다며 99엔을 송금했다. 일본 정부는 이들 7명의 급여 기록이 없어 같은 공장의 일본인 급여 기록과 가입기간 등을 고려해 99엔이라는 수당 지급 금액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태영 기자 wooa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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