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정남규의 자살 소식이 전해지면서 교정당국이 극도의 불안 상태에 처해 있는 사형수들을 너무 부실하게 관리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다시 나오고 있다.
22일 법부부 교정본부에 따르면 정이 자살 도구로 쓴 것은 재활용 쓰레기를 따로 버리기 위한 비닐봉지였다.
자살에 이용될 가능성이 있는 물건이지만 서울구치소는 일반 수용자 여럿이 섞여 사는 혼거실이나 정과 같은 사형수가 생활하는 독방에 구분없이 넣어줬다.
결과적으로 구치소가 정에게 자살 도구를 제공한 꼴이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최근 교정시설에 CCTV가 많이 늘어나기는 했지만 자살 등의 위험성이 커 세밀한 관리감독이 필요한 사형수들의 방에는 아직 CCTV가 모두 설치되지 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의 방에도 CCTV가 없으며 순찰 근무중이던 교도관은 21일 오전 6시35분에 목을 맨 상태의 정을 발견했다.
이런 사정 탓에 서울구치소 측은 정이 정확히 언제 목을 맨 것인지, 자살 기도 후 얼마 만에 발견된 것인지조차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비단 정의 사건이 아니더라도 법무부의 재소자 관리 부실 문제는 오래전부터 지적돼 왔다.
2004년 이후 통계만 보더라도 구치소, 교도소 등에서 자살한 수형자는 정을 포함해 82명으로 매년 10명이 넘는다.
2006년 법무연수원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형자 10만명당 자살률은 30.5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를 불명예를 기록하고 있다. 이는 일반 시민의 자살률(26.1명)보다 높은 수치다.
이 자료를 보면 자살을 가장 많이 한 수형자는 살인범으로 전제의 33%를 차지했고 대부분은 혼자 있는 방에서 자살을 기도했다.
허술한 보안관리로 인해 구치소 안으로 각종 허용되지 않은 물건이 반입되는 것도 수용자들의 자살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4년 이후 무려 836명의 수형자가 담배나 현금, 수표, 휴대전화, 마약류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소지했다가 적발됐는데 이런 구조 속에서라면 자살에 쓰려는 물건을 몰래 반입하는 일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이다.
서울구치소 관계자는 "법무부가 낸 보도자료 말고는 할 말도 권한도 없다"며 정의 자살과 관련해 답변을 피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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