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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 지금 ‘노량진 유학’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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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지방대생 윤희연(23·여)씨는 지난달 기말고사가 끝나자마자 짐을 챙겼다. 지난 겨울방학에 이어 이번에도 학원가인 서울 노량진에서 방학을 보내기 위해서다. 윤씨는 “학기 중엔 학원을 다니러 노량진까지 올 수 없어 방학하는 대로 올라온다”며 “학원에 앉아 있으면 전국에서 온 학생들의 다양한 사투리가 들려서 서울이란 생각이 안 들 정도”라고 말했다.

여름방학을 앞두고 전국에서 초·중·고교생들은 ‘대치동’으로, 대학생들은 ‘노량진’으로 다시 몰려들 조짐이다. 공무원 시험, 교직 임용고시 등을 준비하는 지방 대학생들은 학기가 끝나기가 무섭게 전문학원이 밀집한 서울 동작구 노량진으로 몰려 들고 있다. 입시학원이 몰린 서울 강남 대치동은 방학을 앞두고 벌써 원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3일 노량진 학원가에 따르면 방학을 맞아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로 학기 중에 비해 수강생 수가 크게 늘었다. 인기 강좌는 대부분 조기에 수강 접수가 끝났다.

한 고시학원 관계자는 “접수할 때 재학 중인 학교를 묻지 않지만 상당수가 지방대생”이라며 “7월 개강을 앞두고 상담을 받으러 오는 지방 학생이 많았다”고 전했다.

지방 학생들은 한결같이 상경 이유로 시험 정보와 다양한 자료에 대한 접근성이 높고 유명 강사가 집중돼 있다는 점을 꼽는다.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김민호(27)씨는 “두 달치 학원비에 고시원비, 식비를 포함하면 지방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몇 배 비용이 든다”면서도 “주변에서 방학 때면 다들 서울로 가는데 혼자만 뒤처지는 것 같고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서울로 왔다”고 말했다.

‘노량진 유학생’이 몰리면서 이 일대 고시원은 포화상태다. 소방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주모(24)씨는 “종강하자마자 바로 올라왔는데도 고시원 방을 구하는 데 애를 먹었다”며 “학원과 가까운 곳은 대부분 빈방이 없어 마을버스를 타고 다녀야 하는 거리에 방을 구했다”고 말했다.

한 고시학원 관계자도 “지방에서 온 수강생들을 위해 인근 고시원 3곳과 연계해 저렴하게 방을 구해주고 있다”며 “3곳 모두 개강과 함께 방이 다 찬 상태”라고 소개했다.

대치동 학원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방학기간 지방은 물론이고 해외에서 서울로 유학가는 자녀들이 머물 방을 구하려는 학부모들로 학원 인근 원룸은 종일 북새통이다. 인도에서 미국 대입 자격시험인 SAT 특강을 듣기 위해 자녀 2명을 데리고 두 달 일정으로 귀국한 채모(48)씨는 “발품을 판 끝에 하루 5만5000원을 받는 원룸을 겨우 구했다”며 “수요가 많아서인지 작년에 비해 1만원이 더 올랐다”고 푸념했다.

대학 차원에서 상경 학생들을 뒷바라지하는 지방대도 있다. 2004년부터 공무원시험 준비생을 선발해 지원한 경북 영주의 동양대는 방학기간 상경하는 학생에게 학원 수강료와 숙식비를 제공한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 6명이 이미 서울로 올라갔다”며 “학교에 신청하지 않고 서울 학원에 다닌 학생도 나중에 수강증을 제출하면 비용을 정산해 준다”고 말했다.

이태영 기자 wooa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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