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무투표제가 자칫 공론화될 수도 있는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투표율에 관한 범사회적 고민은 필요하다. 그렇더라도 유권자에게 불이익을 가하는 발상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지난해 ‘4·9 총선’의 전국 투표율은 46.0%에 그쳤다. 전국단위 선거 사상 최저였다. 더 한심한 지표도 많다. 투표율이 23.2%에 그친 지난해 ‘6·4 재보선’이 단적인 예다. 결코 바람직하지 못한 병리적 증상들이다. 대의제의 위기감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참정의 권한을 의무로 바꾸는 전복적 발상마저 용납될 수는 없다. 선관위는 이미 1999년 이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지난해에도 의무투표제와 투표참여자우대제 중 어느 것이 효과적이냐고 묻는 설문조사를 벌였다. 이제나저제나 여론 동향은 부정적이다. 정치 혐오증과 결코 무관치 않은 투표율 저하 추세의 책임을 정치권이 아니라 유권자에게 묻는 ‘페널티 방안’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민심의 현주소인 것이다.
투표율 제고를 위해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정치권의 각성이다. 신바람 나는 선거·정치 풍토를 먼저 일구지 않고서는 국민 관심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투표율도 당연히 떨어진다. 어제 의무투표제 관련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 세상에서 “전기톱과 해머부터 내려놓고 얘기하라”는 등의 비난이 속출한 것이 바로 이런 맥락이다. 현실이 이런데도 정치권의 자구·자정 방안에 대해서는 한점 고민 없이 국민 등이나 떠밀려 해서야 되겠는가. 국민 탓하고 핑계대는 그 정신구조부터 고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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