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설 부족… 쉽게 배울수 있는 시스템 아쉬워"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국가 대표팀의 선전이 이어지면서 시민들 사이에서 생활체육 바람이 불고 있다. 수영, 농구는 물론이고 탁구, 배드민턴 등도 일상 생활에서 쉽게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제 2의 부흥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공공 체육시설과 강습 프로그램은 여전히 부족하고 사설학원은 수강료가 너무 비싸 모처럼 찾아온 생활체육 ‘붐’을 제대로 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운동을 생활 속으로”=서울 용산구 문화체육센터는 평소 정원의 80%에 머물던 수영 강습 등록 인원을 100% 꽉 채웠다. 유소년 전용 수영센터를 운영하는 S사에는 최근 전화 문의가 30% 이상 늘어났다. 이 업체 압구정지점 최윤식 과장은 “프로골퍼 박세리 선수의 LPGA 우승으로 골프 붐이 일었던 것처럼 박태환 선수의 올림픽 금메달 획득 이후 자녀들에게 어릴 때부터 수영을 가르쳐 주려는 학부모 문의 전화가 30%가량 늘었다”며 “아이들 나이는 주로 4∼5세이고 많아 봤자 초등학교 3년 이하가 대부분인데 지금은 인원이 꽉 차 강습 신청을 받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스포츠 용품도 덩달아 특수를 맞고 있다. L마트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야구용품 65.6%, 배드민턴 33.2%, 탁구 27.7% 등 용품 매출이 평균 30%가량 올랐다. 이 업체 김민석 계장은 “야구팀이 연승행진을 하면서 매출이 급상승한 듯하다”며 “올림픽 기간 중 매출 신장은 항상 있었지만 올해 대표팀 성적이 유난히 좋아서인지 구기 종목을 중심으로 판매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최근 배드민턴을 시작한 김난희(30)씨도 “배드민턴 금메달 따는 걸 보고 그렇게 재밌는 운동인지 몰랐다”며 “같은 수강반 인원도 최근 서너 명 늘었다”고 전했다.
◆부족한 ‘인프라’=생활체육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지만 시민들이 직접 배우거나 뛸 수 있는 공공 체육 프로그램과 시설 등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
서울시 체육진흥과에 따르면 2007년 말 기준으로 서울 시내 공공 체육시설은 구기체육관 16개, 투기체육관 4개, 생활체육관 72개 수준이다.
구청이 운영하는 실내 생활체육관의 경우 시설과 강습 프로그램의 질이 많이 향상된 편이지만, 강습 인원이 제한돼 수강을 하려면 치열한 경쟁을 감수해야 한다. 게다가 체육관 구조가 수영장 위주로 돼 있어 배드민턴, 탁구 등은 한 군데에 몰려 경기해야 해 시민들이 쉽게 배우고 즐기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농구를 즐긴다는 회사원 강산아(24)씨는 “아파트 단지 하나에 작은 농구 코트가 하나 있을까 말까 한 상황이다. 풀코트 하나 있는 공원에는 30명 이상이 몰려 늘 순서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회사원 문재훈(32)씨는 “새벽에 수강할 수 있는 구청 생활체육센터 수영교습은 선착순으로 접수해 운이 좋아야 다닐 수 있고 사설 수영장은 수강료가 구청보다 서너 배 비싸다”며 “배드민턴이나 탁구 등은 아예 일과시간 강의밖에 없어 직장인에겐 ‘그림의 떡’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구청이 생활체육관 운영에만 치중하지 말고, 관내 주요 종목 강사들의 현황을 파악해 동호회 차원의 신청이 있을 경우 이들을 연계해 주는 시스템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재홍·정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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