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법상 M&A땐 허용…외교마찰 소지 검찰이 국가 핵심 기술로 지정된 하이브리드 자동차 엔진 설계기술이 중국으로 유출되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쌍용자동차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부는 4일 경기 평택 쌍용차 종합기술연구소의 기획실과 기술관리팀, 엔진구동기획팀 등을 압수수색해 컴퓨터에 저장된 하이브리드 시스템 설계기술 파일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쌍용차 연구소 컴퓨터에 저장돼 있던 하이브리드 엔진 설계기술이 중국의 모기업 상하이차에 유출된 의혹이 있어 압수수색을 실시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상하이차는 중국 최대의 자동차 기업으로, 2005년 1월 쌍용차 지분 48.9%를 인수해 쌍용차의 최대 주주가 되면서부터 기술 유출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검찰은 지난해 1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쌍용차 기술이 상하이차로 유출된 정황이 있다”는 첩보를 넘겨받아 1년 이상 내사를 벌여오다 최근 하이브리드 기술과 관련한 새로운 첩보가 입수돼 전격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기술 유출 의혹은 M&A(인수·합병)를 통해 경영권을 인수한 기업과 피인수 기업 간의 기술 이전 사례이기 때문에 법 적용 문제를 놓고 고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기술 유출 방지 및 보호법에 따르면 해외 기업이 국내 기업을 M&A할 경우 기술 유출 부분에 대해서는 사전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검찰은 하이브리드 기술이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돼 있어 국가의 승인 없이는 기술을 이전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시스템 기술은 국비가 투입돼 개발된 국가 핵심 기술이며, 이를 국가의 승인 없이 외부로 이전하는 것은 불법”이라고 말했다. 검찰이 상하이차 관계자들을 기소할 경우 국제적 파장을 불러일으키며 한중 양국 간의 외교문제로 비화할 소지도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쌍용차는 고유가에 따른 내수 부진으로 판매량이 급감하는 상황에서 수사당국이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하자 당혹해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쌍용차는 하지만 ‘하이브리드 관련 기술 유출’ 의혹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쌍용차의 하이브리드 관련 기술이 초기 단계이고, 선진 업체들이 보유한 첨단기술을 갖고 있지 않은 만큼 문제 삼을 만한 부분이 없다는 주장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검찰이 조사한 것은 맞지만, 기술 유출과 관련이 있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 “현재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김기동·박호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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