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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1인 리더십…‘공감 없는 독주’ 역기능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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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는 안 보이고 수석·장관은 수동적
성과 급급 민의수렴 부족… 국정난맥
미국산 소고기 파동은 협상 타결에 대한 사전, 사후 조치가 모두 미흡했던 이명박 정부의 국정 난맥상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청와대와 정부, 한나라당은 소고기 수입 결정이 ‘광우병 괴담’의 바람을 타고 큰불로 번질지 전혀 예측 못했고, 불난 뒤에도 한동안 나몰라라 했다. 그러고는 뒤늦게 허둥대면서 엇박자를 보이다가, 급기야 ‘네 탓’ 공방도 벌였다.

8일에야 첫 언론브리핑을 가진 청와대 참모들은 “정치·사회적으로 발전되는 것에 대해 준비하지 못한 것은 유감스럽고 죄송스럽다”고 자성했다.

이명박 대통령(얼굴) 혼자 불 끄러 동분서주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 대통령이 지난 2일 “광우병 실상을 정확히 알리라”고 호통친 뒤에야 당·정·청은 겨우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 대통령이 전날 오전 ‘국민건강 위협 시 수입 즉각 중단’ 방침을 천명하자 오후에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이날 오전엔 한승수 총리가 뒤따라 같은 목소리를 냈다.

대통령이 이렇듯 나홀로 뛰는 모습은 오히려 국정운영에 역기능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당·정·청이 각각의 역할에 따라 국정을 종합관리하는 시스템 정착이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내각의 경우 국무총리실은 물론 정부 부처도 대통령 지시만 기다렸다가 따르는 수동적 자세로 일관해온 게 사실이다. 최근 ‘총리 부재론’이 제기되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비판을 의식한 듯,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지금도 총리가 조정역할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청와대 비서실도 크게 다를 바 없다. 국정 조정 기능을 대부분 가져간 청와대는 이번 파동에서 보듯 위기관리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컨트롤 타워 부재라는 내부 비판이 나올 지경이다.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은 “자리와 역할은 있는데, 그 책임자들은 뭘 해야 할지 모르고 있다”며 “시스템이 갖춰지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대통령 독주에 의한 ‘1인 리더십’은 나아가 국민적 관심사를 설명하고 민의를 수렴하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을 외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점으로 꼽힌다. 민심은 물론 주변 참모들의 조언도 무시될 가능성이 높다.

속도와 추진력을 중시하는 이 대통령의 스타일이 도마에 오르는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이번 소고기 협상은 총선 이틀 뒤 시작돼 일주일 만에 끝났다. 한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이 너무 스피디해 일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는데도 성과물을 요구하는 경향이 많은데, 이번 협상 타결도 그런 케이스”라며 “그렇다면 관계자들이 브레이크를 걸어야 하는데 아무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국정의 큰 틀과 방향을 제시해야 할 대통령이 너무 세세한 사안에 관심을 보이면서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을 되레 조장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이 언급했던 전봇대나 톨게이트 문제 등은 사실 과장급 공무원에 속한 일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한귀영 연구실장은 “대통령이 그런 데까지 일일이 지시를 하면 담당 공무원이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움직이지 않는다”며 “대통령의 ‘과장급 행보’는 되레 공무원의 손발을 묶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허범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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