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따르면 박 대통령을 포함한 청와대 차관급 이상 인사 11명과 정홍원 국무총리 등 국무위원 16명 등 총 27명의 고위공직자 가운데 8명(29.6%)이 직계 존비속의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다. 8명 가운데 5명은 국무위원이다.
47억원 상당의 재산을 신고해 공개 대상자 가운데 가장 많은 재산을 가진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은 시부모의 재산공개를 거부했다. 정 총리와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장남 재산을 공개하지 않았으며 서남수 교육부 장관과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부모 재산을 밝히지 않았다.
청와대에서는 이정현 정무수석비서관이 부모 재산공개를 거부했고 주철기 외교안보수석비서관은 장·차남과 손자 2명, 손녀 2명의 재산공개를 거부했다. 박흥렬 대통령경호실장은 장남과 손자의 재산고지를 거부했다.
고지 거부제도는 직계 존비속 중 독립적인 생계능력이 있는 사람이 고지를 거부하면 인정해주는 제도로, 공직자 가족들의 프라이버시를 지나치게 침해한다는 취지에서 도입됐다. 하지만 고위공직자가 자신의 재산을 부모나 자식에게 명의신탁하거나 변칙증여한 뒤 재산고지를 거부하면 밝힐 방법이 없어 재산공개 때마다 논란이 됐다.
특히 공직자 재산공개의 이유가 공직자의 재산 순위를 매기기 위한 게 아니라 재산 형성과정의 문제점 여부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데 있는 만큼 고지거부제도를 엄격히 적용하지 않으면 재산공개제도 자체를 무력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 총리의 재산은 지난 2월 국회 인사청문 당시보다 1억원가량 줄었다. 2월 27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성금 1억원을 기부한 데 따른 것이다. 최다 자산보유자인 조 장관도 소득감소와 채무상환, 생활비 지출 등으로 1년 전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에 신고했던 것보다 4억7808만원 감소했다. 반면 황 장관은 2년 전 대구고검장 당시 신고한 13억9100만원에 비해 7억6600만원가량 재산이 늘었다. 인사청문회 당시 지적된 바와 같이 법무법인 태평양의 고문변호사로 활동하며 받은 수임료로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이태영 기자 wooaha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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